내 나이가 어때서
2020년 11월 06일(금) 07:00
열정의 그라운드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올 시즌 KBO리그 타격왕에 오른 KIA 타이거즈 최형우는 37세의 베테랑이다. 522타수 185안타 타율 3할5푼4리를 기록하며 롯데 손아섭(3할5푼2리)과 kt 로하스(3할4푼9리)의 막판 추격을 따돌렸다. 그는 특히 시즌 막판 몰아치기로 타이틀을 따낸 뒤 “그저 신기하다. 내가 생각해도 미친 것 같다”며 스스로 놀라워하기도 했다.

최형우보다 한 살 위인 추신수는 현재 메이저리그 선수 중에서 일곱 번째로 나이가 많다. 올해 FA 시장에 나온 추신수에 대해 미국 언론은 “30대 후반이지만 더 뛸 능력이 있다”면서 “1년에 300만 달러 수준의 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ML 최고령 선수는 알버트 푸홀스로 추신수보다는 두 살이 많다. 역대 최고 타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푸홀스는 40대의 나이에도 여전히 LA 에인절스의 주전선수로 뛰고 있다.

축구에서도 노장들의 투혼은 항상 화제가 된다. K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불리는 ‘라이언 킹’ 이동국은 지난 1일 전북의 8회 우승을 이끈 뒤 은퇴했다. 올해 나이 41세. K리그 통산 548경기에 출전해 228골을 기록, 압도적인 차이로 최다 골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동국보다 나이가 많은 현역 선수로는 이탈리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잔루이지 부폰 골키퍼가 있다. 올해 나이 42세로 아들 또래의 선수들과 경쟁하면서도 최고의 기량을 과시, 올해 발롱도르 드림 팀 후보에 뽑히기도 했다. 이탈리아 세리아A에서는 39세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6라운드 현재 4경기 7골을 기록하며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베테랑을 넘어 노익장을 과시하는 선수들도 있다. 지난 2일 끝난 미국 프로골프 PGA 투어 버뮤다 챔피언십에는 64세의 프레디 펑크가 출전했는데, 아들 테일러 펑크와 동반 플레이를 펼쳐 컷 통과라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 대회에서는 49세의 브라이언 게이가 우승을 차지했다. 우리 나이로 50세에 우승 트로피를 든 게이의 소감이 재미있다. “골프는 미친 경기야. 필드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지. 나이는 중요하지 않아.”

/유제관 편집1부장 jk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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