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어불마을-박정희 어촌계장] “마을 청년 어업인에 좋은 환경 만들려 최선의 노력 할 것”
2020년 09월 12일(토) 10:00
어불도는 해남군 송지면 어란리 어란항에서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작은 섬이다.

어란항에서 직선거리로 1㎞가량 떨어져 있다. 이 때문에 웬만한 기상 악화에도 육지와 섬을 오가는 여객선은 끊기지 않는다. 섬 전체 면적은 66ha(66만㎡·약 20만평). 축구장 90여개 크기의 섬으로 70%는 산지다. 해안선 길이는 9.5㎞로 2~3시간이면 섬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단일 어항(어불항), 단일 마을(어불마을)의 단일 공동체일 수밖에 없는 작은 어촌이다. 2020년 6월 말 기준 주민 수는 모두 218명. 19세 미만 주민이 26명, 20~40세 65명, 41~60세 54명, 61세 이상이 73명이다. 이 중 어촌계원이 105명이다.

패총과 고분 흔적을 통해 삼국시대 이전부터 사람이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섬의 형태가 부처를 닮아 ‘어불도’로 불렸다는 설이 있다. 연평균 김과 전복을 통해 240억원을 벌어들이는 부촌이다. 어가당 연평균 매출은 물김 양식은 2억7400만원, 전복은 3억1000만원 수준이다.

물김 수확 시기는 10월 중순부터 이듬해 4월까지다. 수협 경매를 거쳐 전국으로 뿌려진다. 전복의 경우 과거에는 전체 물량의 90%를 추석에 집중적으로 출하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연중 출하로 바뀌고 있다. 여름 3일 복날, 유통이 줄어드는 겨울 등 시기를 나누어 연중 출하함으로써 제값을 받으려는 노력이다. 어불도 전복은 국내 전복 유통망을 쥐고 있는 완도지역 도매상을 통해 전국으로 팔려나간다. 섬 지역 특성상 택배 등을 통한 직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작은 섬 어불도에는 편의점·식당·민박집 등 상업시설이 전무하다. 어촌계장 박정희(58)씨에 따르면 마을에서 김 양식은 50년 전인 1970년대 초반, 전복 양식은 20여년 전인 1990년대 후반부터 이뤄졌다. 양식어업 이전에는 삼치잡이로 전국에 이름을 떨쳤다.

어불도는 올해 정부가 추진하는 어촌뉴딜 300사업 공모에 참여하는 도전에 나선다. 돌봄·문화 공간을 확충하는 등 청년 어업인들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공동작업장 등 어업 기반 시설을 신설해 지속 가능한 어촌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박 계장은 “어불어촌계는 전남에서 청년 어업인 비율이 가장 높은 젊은 어촌계로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나을 것”이라며 “청년 어업인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터 잡고 살 수 있도록 어촌 뉴딜 300 사업에 반드시 선정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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