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센터부터 재난 생존키트까지…복지는 늘리고 사고는 줄여요
2020년 09월 11일(금) 05:00
<18> 함께하기 위한 복지정책

광주시 반려동물 문화 홍보물

‘개 팔자가 상팔자’. 일이 많고 고생스러울 때 놀고 있는 개가 부럽다고 해서 나온 속담이다. 요즘에는 해먹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유치원을 다니며 침 맞고 뜸 뜨며 호의호식하는 반려동물 정도가 되어야 해당되는 속담일 것 같다.

반려동물이 행복한 세상, 어찌보면 사람보다 나은 삶을 사는 동물이 많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학대를 당하거나 버려지고 안락사 당하는 동물이 많은 세상이기도 하다.

반려동물 천만시대를 넘어 이제는 1500만 시대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행복한 동행을 위해 지자체들의 다양한 정책도 나오고 있다. 재난대비를 위한 반려동물 키트가 등장하는가 하면, 놀이터, 문화센터가 들어서는 등 동물보호와 복지가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광주와 전남·북에서 펼치고 있는 다양한 반려동물 복지 정책을 알아본다.



전주 ‘반려동물 재난재해 생존키트’
반려동물을 키우는 입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복지정책 중 하나가 사단법인 전주시자원봉사센터가 추진하고 있는 ‘반려동물 재난재해 생존키트’다.

전주시자원봉사센터는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실시된 ‘안녕캠페인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확보한 특별교부세 1000만원을 들여 전국 최초로 재난 발생시 반려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생존키트를 제작했다. 재난이 발생하면 반려동물에 대한 생존용품까지 챙길 시간이 없다는 현실 때문이었다.

개와 고양이용으로 나눠 제작된 키트는 텐트, 목줄, 입마개, 물티슈, 담요, 복용약 등 사용이 편하고 안전성을 갖춘 응급처치 품목과 일주일 분량의 비상식량으로 구성돼 있다. 센터는 제작 후 첫 번째 사례로 지난 8월 수해피해를 입은 구례의 한 반려가족에게 재해키트를 전달하기도 했다.

전주시는 이와함께 지난해 전국 최초로 동물복지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유기동물 재활센터 운영, 반려동물 배변봉투 배포, 공공장소 길고양이 급식소 운영, 반려동물 재난지원반 추가 운영 등 동물 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광주시는 최근 개물림 사고와 유기동물 증가 등 반려동물과 관련된 사회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함에 따라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과 지도 홍보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한 해 광주시가 집계한 지역내 개물림 사건은 28건, 유기동물 발생 건수는 4000마리다. 시는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를 위해 8월초 맹견관리 수칙과 동물등록제 홍보물 4000개를 제작 배포한데 이어 학대행위 등 동물보호법 위반을 막기 위해 지도홍보반을 편성해 9월말까지 집중적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또 오는 12월까지 남구 원산동 일대에 반려동물 문화센터와 입양센터를 마련해 운영에 들어가며, 2021년에는 광산구 소촌동 일대에 반려동물 놀이터를 설치해 반려문화 향상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반려동물 가정이 늘면서 이들과의 행복한 동행을 위한 다양한 복지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전체 가구 16%가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 전남도에서는 지난 4월부터 반려동물 문화센터 건립 등 인프라 구축 5개 사업에 29억원을 지원하고 나섰다.

주요 사업내용은 반려동물 지원센터 건립을 위해 올해 순천시에 20억원을 지원한다. 반려동물 지원센터는 반려동물 체험학습장, 교육장, 입양센터, 놀이터 등을 갖춘 문화복합공간으로 조성된다. 순천시는 국비와 도비, 시비 등을 더해 2021년말까지 센터 건립을 마무리 할 계획이다.

전남도는 또 유실·유기동물 보호를 위해 9억원을 지원한다. 유실·유기동물을 구조해 지정된 유기동물보호센터에서 치료와 관리를 하고, 유기동물 입양자에게는 진료와 미용 등 소요비용의 50%(최대 10만원)를 지원한다.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도 지원해 무분별한 번식으로 인한 사회 문제도 해결할 방침이다.

곡성군은 반려동물 특별등록 기간을 운영, 9월 한달동안 내장형 무선식별장치(칩)를 지원한다. 식별장치와 등록 수수료를 포함해 3만~5만원이 소요되는 이유로 등록을 미루는 가구를 위해 선착순 200개에 한해 수수료 1만원만 지급하면 칩 삽입과 등록까지 지원하고 있다.

해남군은 8월초 땅끝 황토나라 테마촌 캠핑장에서 ‘반려견과 함께하는 캠프 동행’ 팸투어를 진행했다. 사전 예약을 통해 66개팀 100여명이 참여한 행사에서는 반려견 수제간식 만들기, 가죽 네임택 만들기, 반려견과 함께하는 트레킹, 반려견과 함께하는 요가 시간, 반려견과 함께 찾는 숲속 보물찾기, 플로깅(조깅하며 쓰레기를 줍는 환경운동)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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