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손길 가는 곳마다 산해진미 … 발길 닿는 곳마다 무릉도원
2020년 09월 10일(목) 18:00 가가
선자·선학동·이회진 마을 합심
‘이회진 어촌계’ 공동 어업활동
‘이회진 어촌계’ 공동 어업활동
한우고기, 표고버섯, 키조개를 함께 먹는 삼합, 호남 5대 명산 중 하나인 천관산, 매년 여름이면 펼쳐지는 물축제 등으로 유명한 정남진 장흥. 최근에는 소설가 이청준, 한승원 등을 배출한 ‘문림의향(文林義鄕)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이곳에는 세 마을이 모여 함께 바다를 터전삼아 삶을 꾸려나가는 곳이 있다. 장흥군 회진면에 위치한 이회진, 선학동, 선자 세 마을이 바로 그 곳.
마을 지형이 부채모양으로 펼쳐져 있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선자’마을, 마을 뒤로 보이는 산이 학의 날개짓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이름붙은 ‘선학동’마을,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 의 주 배경지로 알려진 ‘이회진’마을까지 이 세 마을은 1962년부터 ‘이회진 어촌계’로 묶여 어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넓고 푸른 득량만을 앞에 두고 세 마을 136가구 241명의 주민들이 오랜세월 동안 가족처럼 옹기종기 함께 마을을 꾸며가고 있는 만큼 사이도 좋다.
이회진 마을 주민 강순열(73)씨는 “70년이 넘는 세월을 이곳에서 살았는데, 세 마을 주민들이 화합이 잘되고 협동심이 강하다”며 “귀어인이 많은 편인데도 함께 잘 어우러져 지낸다”고 말했다.
이 마을에서 나고 자라 바닷일을 업으로 삼은 이들도 있지만, 바다 좋고 인심이 좋아서 고향으로 돌아온 이들도 있다.
귀어한지 3년만에 선자마을 이장이 된 이대주(43)씨는 “서울에서 일하다가 다시 고향을 찾았다”며 “우리 마을이 청정해역 갯벌산업특구로 지정되는 등 미래에 대한 전망이 바다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귀어했다”고 밝혔다.
이곳에는 이씨 처럼 귀어한 사람들이 3개 마을 통틀어 25명에 이른다. 이들은 모두 김, 다시마 양식을 하며 살림을 꾸려 나간다.
장흥하면 삼합이 생각나고, 장흥 바다 하면 무산김이 떠오른다. 이회진 어촌계의 가장 큰 자랑거리 중 하나는 바로 무산김 생산인데, 무산김의 1년 생산액은 3억8000만원 정도다. 일반 김은 유기산을 써 파래 등이 없는 데다 윤택이 나지만 무산 김은 윤택은 없지만 향이 진하다. 일반 김 양식장은 파래나 매생이 등이 김에 붙지 않도록 각종 산을 쓰고 있다. 산을 쓰지 않고 자연 상태 그대로 김을 재배하면 생산량도 줄어든다. 산을 쓰지 않고 재배한 이곳의 김은 청정바다를 그대로 담고 있다.
김, 미역 등이 주요 생산물인 이곳 바다는 새미역, 감성돔이 가득한 곳이기도 하다. 또 청정지역 갯벌에는 낙지와 조개들도 꿈틀거린다.
이밖에도 흔히 ‘바다의 냉면’, ‘바다의 국수’로 불리는 ‘꼬시래기’도 잘 알려져 있다. 이회진은 지난 2006년 전국에서 최초로 꼬시래기 양식면허를 확보, 본격적인 양식을 시작해 수확하고 있다. 이 꼬시래기는 고소득으로 이어지는 주요 수산물중 하나로 시험양식 3년을 거쳐 이곳의 특성에 맞는 양식기술을 개발·재배함으로써 지역 명물로 자리잡았다.
이렇게 풍부한 바다자원 덕분에 마을 어민들의 1년 평균 소득은 7000만~1억원에 이른다.
강신한(53) 이회진 어촌계장은 “김, 꼬시래기 외에도 청정한 갯벌과 바다에서는 새조개, 갯장어, 전어, 우럭, 망둥어 등도 살고 있다”며 “주말에는 낚시꾼들도 마을을 많이 찾는다. 주로 마을 입구에 있는 천년학리조트에 머물며 낚시를 한다”고 말했다.
천년학리조트는 이청준의 소설 ‘선학동 나그네’를 소재로 한 영화 ‘천년학’ 촬영 이후 지어진 곳이다.
‘선학동 나그네’를 쓴 소설가 이청준은 이 지역 출신으로 선학동 나그네에서 “포구에 물이 차오르면 관음봉이 한 마리 학으로 물위를 떠돌았다. 선학동은 그 날아오르는 학의 품에 안겨진 마을인 셈이다. 동네 이름이 선학동이라 불리게 된 연유이다”라고 했다.
이후 임권택 감독이 2006년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천년학’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2007년 영화 개봉 이후, 촬영지가 전국적으로 알려지자 마을 공식 명칭을 산저마을에서 선학동으로 바꿨다.
마을의 자랑거리는 또 있다. 봄에는 유채의 노란 꽃물결을 이루며, 가을엔 하얀 메밀꽃이 만발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는 것.
선학동 마을 주변에는 10ha 규모의 메밀밭과 40ha의 유채꽃밭이 펼쳐져 있다. 마을주민들은 지난 2006년부터 봄에는 유채, 가을에는 메밀을 심기 시작했다. 유채꽃은 3~4월, 메밀꽃은 9월 말부터 피기 시작해 10월 중순 절정을 이룬다.
이회진마을 부녀회원 서형자(여·65)씨는 “꼬시래기, 새미역 등도 마을을 대표하는 자원이지만 유채꽃과 메밀꽃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며 “꽃이 필 때는 하루 1500~2000여명의 관광객이 다녀간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곳 회진면 주변에는 정남진 천문과학관, 정남진 물 과학관, 정남진 전망대를 비롯해 우드랜드, 천관산, 정남진 토요시장, 탐진강, 보림사 등 다양한 명소가 위치해 있다.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
마을 지형이 부채모양으로 펼쳐져 있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선자’마을, 마을 뒤로 보이는 산이 학의 날개짓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이름붙은 ‘선학동’마을,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 의 주 배경지로 알려진 ‘이회진’마을까지 이 세 마을은 1962년부터 ‘이회진 어촌계’로 묶여 어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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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바다] 장흥군 회진면 선자마을 전경. 마을 뒷산에 나무가 울창해 ‘목골’이라고 불렸다. 1980년대 들어 마을의 규모가 커지면서 마을 지형이 부채모양으로 펼쳐져 있다고 해 ‘선자’로 불리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
귀어한지 3년만에 선자마을 이장이 된 이대주(43)씨는 “서울에서 일하다가 다시 고향을 찾았다”며 “우리 마을이 청정해역 갯벌산업특구로 지정되는 등 미래에 대한 전망이 바다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귀어했다”고 밝혔다.
이곳에는 이씨 처럼 귀어한 사람들이 3개 마을 통틀어 25명에 이른다. 이들은 모두 김, 다시마 양식을 하며 살림을 꾸려 나간다.
장흥하면 삼합이 생각나고, 장흥 바다 하면 무산김이 떠오른다. 이회진 어촌계의 가장 큰 자랑거리 중 하나는 바로 무산김 생산인데, 무산김의 1년 생산액은 3억8000만원 정도다. 일반 김은 유기산을 써 파래 등이 없는 데다 윤택이 나지만 무산 김은 윤택은 없지만 향이 진하다. 일반 김 양식장은 파래나 매생이 등이 김에 붙지 않도록 각종 산을 쓰고 있다. 산을 쓰지 않고 자연 상태 그대로 김을 재배하면 생산량도 줄어든다. 산을 쓰지 않고 재배한 이곳의 김은 청정바다를 그대로 담고 있다.
김, 미역 등이 주요 생산물인 이곳 바다는 새미역, 감성돔이 가득한 곳이기도 하다. 또 청정지역 갯벌에는 낙지와 조개들도 꿈틀거린다.
이밖에도 흔히 ‘바다의 냉면’, ‘바다의 국수’로 불리는 ‘꼬시래기’도 잘 알려져 있다. 이회진은 지난 2006년 전국에서 최초로 꼬시래기 양식면허를 확보, 본격적인 양식을 시작해 수확하고 있다. 이 꼬시래기는 고소득으로 이어지는 주요 수산물중 하나로 시험양식 3년을 거쳐 이곳의 특성에 맞는 양식기술을 개발·재배함으로써 지역 명물로 자리잡았다.
이렇게 풍부한 바다자원 덕분에 마을 어민들의 1년 평균 소득은 7000만~1억원에 이른다.
강신한(53) 이회진 어촌계장은 “김, 꼬시래기 외에도 청정한 갯벌과 바다에서는 새조개, 갯장어, 전어, 우럭, 망둥어 등도 살고 있다”며 “주말에는 낚시꾼들도 마을을 많이 찾는다. 주로 마을 입구에 있는 천년학리조트에 머물며 낚시를 한다”고 말했다.
천년학리조트는 이청준의 소설 ‘선학동 나그네’를 소재로 한 영화 ‘천년학’ 촬영 이후 지어진 곳이다.
‘선학동 나그네’를 쓴 소설가 이청준은 이 지역 출신으로 선학동 나그네에서 “포구에 물이 차오르면 관음봉이 한 마리 학으로 물위를 떠돌았다. 선학동은 그 날아오르는 학의 품에 안겨진 마을인 셈이다. 동네 이름이 선학동이라 불리게 된 연유이다”라고 했다.
이후 임권택 감독이 2006년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천년학’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2007년 영화 개봉 이후, 촬영지가 전국적으로 알려지자 마을 공식 명칭을 산저마을에서 선학동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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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메밀] 매년 10월이면 팝콘같은 메밀꽃들이 넘실거리는 선학동 마을. 메밀꽃 축제도 열리는 이곳은 가을이면 하루 1500~2000여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다. |
선학동 마을 주변에는 10ha 규모의 메밀밭과 40ha의 유채꽃밭이 펼쳐져 있다. 마을주민들은 지난 2006년부터 봄에는 유채, 가을에는 메밀을 심기 시작했다. 유채꽃은 3~4월, 메밀꽃은 9월 말부터 피기 시작해 10월 중순 절정을 이룬다.
이회진마을 부녀회원 서형자(여·65)씨는 “꼬시래기, 새미역 등도 마을을 대표하는 자원이지만 유채꽃과 메밀꽃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며 “꽃이 필 때는 하루 1500~2000여명의 관광객이 다녀간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곳 회진면 주변에는 정남진 천문과학관, 정남진 물 과학관, 정남진 전망대를 비롯해 우드랜드, 천관산, 정남진 토요시장, 탐진강, 보림사 등 다양한 명소가 위치해 있다.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