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 영웅
2020년 09월 10일(목) 00:00 가가
광주 출신으로 전남여고를 나온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서울대 의대에서 박사과정까지 마쳤다. 의학과를 나왔지만 일반적인 의사들과 달리 공직의 길을 택했다. 1995년 질병관리본부의 전신인 국립보건원 연구관 특채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후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장을 제외하곤 줄곧 질병관리본부에서 감염병 대응 현장을 지켰다.
2015년 메르스 때는 대응 실무를 총괄했지만 사태 확산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징계를 받아 공직을 떠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방역 실패의 책임을 의사 출신들에게 물으면서 억울하게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당시 질본을 방문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정 본부장의 헌신적인 노력을 눈여겨 봐 2017년 7월 질병관리본부장으로 발탁했다.
정 본부장이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것은 지난 1월 20일 국내에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면서부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장 자격으로 매일 오후 2시 브리핑을 하면서 국민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차분하고 성실한 대응으로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모습은 방역 당국에 대한 신뢰도를 크게 높였다.
머리 감는 시간도 아까워 단발머리 모양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 본부장은 식사 역시 도시락과 밥차로 대신하다 보니 브리핑 때마다 갈수록 초췌한 모습을 보였다. 한번은 기자들이 “하루에 몇 시간이나 주무시냐”고 묻자 “1시간보다는 많이 잔다”고 답했다고 한다. 묵묵히 본업에만 충실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어록으로 기억된다.
정 본부장을 ‘K방역의 영웅’으로 보도한 것은 외신들이다. 미국 블룸버그는 그를 ‘전염병과 싸우는 법을 세계에 보여 주는 바이러스 사냥꾼’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진짜 영웅’이란 호칭과 함께 일관되고 솔직한 언급, 정보에 근거한 분석, 인내심 있는 침착함을 영웅의 비결로 꼽았다.
정 본부장이 초대 질병관리청장에 내정됐다. 질병관리본부가 16년만에 독립 외청으로 승격해 이의 수장을 맡게 된 것인데 국민의 기대가 크다. 그동안에 보여 준 모습을 생각하면 잘 해 내리라 믿는다.
/장필수 제2사회부장 bungy@kwangju.co.kr
정 본부장이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것은 지난 1월 20일 국내에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면서부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장 자격으로 매일 오후 2시 브리핑을 하면서 국민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차분하고 성실한 대응으로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모습은 방역 당국에 대한 신뢰도를 크게 높였다.
정 본부장이 초대 질병관리청장에 내정됐다. 질병관리본부가 16년만에 독립 외청으로 승격해 이의 수장을 맡게 된 것인데 국민의 기대가 크다. 그동안에 보여 준 모습을 생각하면 잘 해 내리라 믿는다.
/장필수 제2사회부장 bung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