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대, ‘포스트 코로나’를 생각한다
2020년 09월 09일(수) 00:00 가가
코로나19가 일상이 된 삶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월 국내에 코로나라는 생소한 감염병이 등장한 지 벌써 8개월째다. 잠시 주춤하더니 지난달 중순 재확산 되면서 코로나 퇴치는 당장은 먼 일이 됐다. 오히려 코로나와 함께 슬기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는 의미에서 지금을 ‘위드(with) 코로나’ 시대라고들 한다.
코로나는 국가와 기업·가정 등 모든 경제 주체에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 방역 차원의 사회적 거리 두기는 관광 등 산업 침체를 불러왔고 자영업자들은 매출 절벽에 폐업 위기로 몰리고 있다. 경기 침체가 심화되자 정부는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데 이어 선별적으로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준비하고 있다.
직장에서는 저녁 회식 등 모임이 사라진 지 오래다. 재택근무가 일반화되면서 ‘집콕’ 생활이 익숙한 풍경이 됐다. 코로나로 시작해 코로나로 끝나는 뉴스, 매일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전해지는 확진자 수와 동선을 확인하는 것도 스트레스다.
이 때문에 ‘코로나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성균관대 연구진의 최근 설문조사에서도 일명 ‘코로나 블루’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인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3명 중 1명꼴로 불안감·두려움·무기력증을 호소했다. 바이러스를 소독하는 기술적 방역을 넘어 코로나 우울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심리적 방역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소외계층 돌보는 정책 절실
주변을 보면 코로나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적잖은데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눈물겨울 정도다. 외출이나 여행에 대한 갈증을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면서 풀어 가는 사람들도 많다. 예전에 갔던 여행지에서의 사진이나 기록 등을 꺼내 보며 갑갑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려는 것이다. 소셜미디어에는 ‘추억 소환’이란 이름으로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담은 사진들이 넘쳐 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가 모두에게 우울감만 안겨 주는 것은 아니다. 이를 계기로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거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다는 사람들도 있다. 50대 중반의 A씨는 코로나가 가정의 화목을 가져왔다고 얘기한다. 이전에는 술자리 등으로 늦게 귀가하는 경우가 많았고 주말이면 골프치러 나가는 일이 잦았는데, 코로나 확산 이후 일찍 귀가할 수밖에 없어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A씨는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부부 금실도 좋아졌다며 웃었다.
60대 중반의 B씨는 부산에 있는 손자 재롱을 영상으로 보면서 코로나를 이기고 있다고 했다. 일곱 살 손자가 종이접기 ‘동서남북’ 놀이를 유튜브로 제작해 올렸는데 깜찍한 손놀림에 깜짝 놀랐다며 평소에는 거리가 멀어 보기 힘들었는데 영상으로나마 손자를 자주 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는 이번 감염병은 백신이 나온다 하더라도 쉽사리 우리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1817년 인도 캘커타에서 시작된 콜레라만 해도 수많은 인명 피해를 냈고 1893년 백신이 나왔지만 지금까지도 지구촌에 남아 있다.
코로나 역시 그럴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살면서 포스트 코로나를 생각해야만 한다. 코로나와 공존하면서 코로나 이후를 미리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과거의 흥청대던 밤문화는 사라질 가능성이 많다. 좋은 의미에서 ‘다이나믹 코리아’ 문화도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이런 추세에 맞게 개인들은 선진국처럼 가족 중심으로 자신의 생활 패턴을 맞출 필요가 있다. 자영업자들도 언택트 경제에 맞는 사업 구조를 갖춰야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
너무나 달라진 우리의 일상
재난은 언제나 빈부격차를 키웠고 가난한 자들에게 큰 상처를 입혔다. 코로나도 마찬가지다. 세계 경제의 방향을 제시하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코로나가 빈부격차를 더욱 키울 것”이라며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지키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정부의 역할이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정부는 대체적으로 잘 대응하고 있다지만, 더 세밀하고 꼼꼼한 정책으로 소외 계층이 코로나 이후에도 잘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bungy@kwangju.co.kr
직장에서는 저녁 회식 등 모임이 사라진 지 오래다. 재택근무가 일반화되면서 ‘집콕’ 생활이 익숙한 풍경이 됐다. 코로나로 시작해 코로나로 끝나는 뉴스, 매일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전해지는 확진자 수와 동선을 확인하는 것도 스트레스다.
주변을 보면 코로나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적잖은데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눈물겨울 정도다. 외출이나 여행에 대한 갈증을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면서 풀어 가는 사람들도 많다. 예전에 갔던 여행지에서의 사진이나 기록 등을 꺼내 보며 갑갑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려는 것이다. 소셜미디어에는 ‘추억 소환’이란 이름으로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담은 사진들이 넘쳐 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가 모두에게 우울감만 안겨 주는 것은 아니다. 이를 계기로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거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다는 사람들도 있다. 50대 중반의 A씨는 코로나가 가정의 화목을 가져왔다고 얘기한다. 이전에는 술자리 등으로 늦게 귀가하는 경우가 많았고 주말이면 골프치러 나가는 일이 잦았는데, 코로나 확산 이후 일찍 귀가할 수밖에 없어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A씨는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부부 금실도 좋아졌다며 웃었다.
60대 중반의 B씨는 부산에 있는 손자 재롱을 영상으로 보면서 코로나를 이기고 있다고 했다. 일곱 살 손자가 종이접기 ‘동서남북’ 놀이를 유튜브로 제작해 올렸는데 깜찍한 손놀림에 깜짝 놀랐다며 평소에는 거리가 멀어 보기 힘들었는데 영상으로나마 손자를 자주 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는 이번 감염병은 백신이 나온다 하더라도 쉽사리 우리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1817년 인도 캘커타에서 시작된 콜레라만 해도 수많은 인명 피해를 냈고 1893년 백신이 나왔지만 지금까지도 지구촌에 남아 있다.
코로나 역시 그럴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살면서 포스트 코로나를 생각해야만 한다. 코로나와 공존하면서 코로나 이후를 미리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과거의 흥청대던 밤문화는 사라질 가능성이 많다. 좋은 의미에서 ‘다이나믹 코리아’ 문화도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이런 추세에 맞게 개인들은 선진국처럼 가족 중심으로 자신의 생활 패턴을 맞출 필요가 있다. 자영업자들도 언택트 경제에 맞는 사업 구조를 갖춰야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
너무나 달라진 우리의 일상
재난은 언제나 빈부격차를 키웠고 가난한 자들에게 큰 상처를 입혔다. 코로나도 마찬가지다. 세계 경제의 방향을 제시하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코로나가 빈부격차를 더욱 키울 것”이라며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지키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정부의 역할이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정부는 대체적으로 잘 대응하고 있다지만, 더 세밀하고 꼼꼼한 정책으로 소외 계층이 코로나 이후에도 잘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bung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