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예술여행
2020년 08월 13일(목) 00:00
플라멩코(Flamenco)의 화려한 춤 동작을 직접 눈으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음반이 아닌, 라이브로 노래를 듣는 것 역시 첫 경험이었다. 한이 담긴 듯한 목소리의 플라멩코 가수 노래와 현란한 손놀림이 인상적인 스페니시 기타, 리듬감 넘치는 퍼커션(타악기) 연주자의 반주에 맞춰 자그마한 체구의 그녀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하얀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그녀는 때론 우아하게, 때론 격렬하게 춤을 추며 무대를 장악했다. 특히 한없이 부드러운 춤사위에 이어 장단에 맞춰 발을 구르며 리듬을 탈 땐 심장도 함께 뛰었다.

꼭 가고 싶었던 나라 중 하나인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으로 날 데려간 것은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열린 광주문화재단 주최 ‘DJ와 함께 떠나는 한여름의 세계음악 여행-라틴음악 여행’이었다. 공연 해설자는 플라멩코에 대해 노래(칸테·cante), 춤(바일레·baile), 연주(토케·toque)가 융합된 장르라고 했다.

이날 한국인으로 판소리를 배우기도 했던 가수 나엠이 이끄는 프로젝트 팀은 흥미로운 무대를 보여 주었다. 관객들은 흥을 돋우는 소리인 ‘오레’를 외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늘길이 막힌 요즘, 세계 여행은 당분간 기약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그래도 음악으로, 책으로, 공연으로 세계를 여행할 수 있다는 건 작은 즐거움이다. 며칠 전 아는 이에게서 월드뮤직 CD를 선물받았다. 메르세데스 소사의 ‘삶에 감사해’, 아말리아 로드리게스의 ‘어두운 숙명’ 등 익숙한 곡들은 물론 전혀 들어보지 못한 곡들이 담긴 음반을 통해 여러 나라를 여행해 보려 한다.

지난 10일 시작된 ‘라틴음악여행’(오후 7시30분)은 그동안의 탱고·살사·플라멩코에 이어 류복성 재즈올스타즈의 ‘라틴비트와 재즈’(13일), ‘레게, 판소리를 만나다’(14일)가 대기 중이다. 공연 실황은 유튜브로도 생중계된다.

각국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로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주최하는 월드뮤직페스티벌(21~22, 28~29일)도 있다. 그리고 매일 세계여행을 떠나 다양한 ‘월드뮤직’을 만나고 싶다면 KBS 클래식 FM ‘세상의 모든 음악’(오후 6시~8시)과 친구를 맺으면 될 일이다.

/김미은 문화부장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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