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동떨어진 20년전 정부 재난지원금 제도 개선 급하다
2020년 08월 11일(화) 22:20
대통령 주재 화상회의서
김영록 전남지사 확대 건의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와 이낙연 당 대표 후보(왼쪽)를 비록한 원내 지도부가 11일 오전 충북 음성군 삼성면 대야리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장에 가보니 재난지원금이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사망·실종구호금이 1인당 1000만원이다. (지급 근거 규정이) 20년 가량 묶여있었다고 한다. 주택침수 지원금도 90~100만원이다. 살림살이를 새로 들여야 하는데 부담이 굉장히 크다. 100만~500만원으로 (상향) 차등, 확대해 지급해 주실 것을 (대통령님께) 건의 드린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화상으로 주재한 집중호우 긴급점검 회의에서 실정과 어긋나는 정부 재난지원금 제도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개선을 건의했다.

실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마련된 정부의 ‘자연재난조사 및 복구계획 수립 지침’을 보면, 수재민 등에 지급되는 정부 지원금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 지사가 언급한 사망·실종구호금의 경우 1인당 최대 1000만원으로, 지난 2002년 지침 개정 이후 18년째 개정되지 않았다고 전남도는 설명했다. 폭우 등 재난으로 사망·실종한 주민 가족들에게 장례비·위로금 명목으로 지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작은 규모다. 김 지사는 이날 화상 회의에서 최소 2000만원은 지급돼야 한다고 건의했다.

주택 침수·파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지침은 주택 침수의 경우 수재민에게 최대 100만원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택 전체가 파손돼 새로 지어야 하는 경우에도 지원금은 최대 1300만원에 그친다.

전남에서는 이번 폭우로 주택 2338동이 피해를 봤다. 전파 18동, 반파 17동, 침수 2303동이다. 현행 지침대로라면 피해 주민들에게 주택 복구비로 지급되는 금액은 100만~1300만원이라서 주민들은 사실상 맨손으로 일어설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11일 오전 전남 구례군 문척면 구성마을에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마을회관에 남아있는 침수 피해 폐기물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도 관계자는 주택 피해 복구 지원금과 관련해 “지침 개정 내역을 확인한 결과, 10년 전인 2010년 이후로는 개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누가 봐도 현실과 맞지 않는다. 지원금 확대가 절실하다”고 했다.

농업·축산·수산분야 복구 지원금도 실정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이번 폭우로 전남지역 농경지 피해면적은 7260㏊에 이른다. 품목별로는 벼 6556㏊, 밭작물 232㏊, 시설작물 345㏊, 과수 127㏊다. 축산분야에선 150농가에서 34만5000두가 폐사 피해를 봤다. 오리 17만5000수, 닭16만9000수, 한우 450마리, 돼지 80마리 등이다.

현행 지침대로라면 한우 폐사에 대한 지원금은 마리당 최대 156만원, 돼지는 14만원, 육계는 740원, 산란계는 1887원이다. 몸값이 오를 대로 오른 한우의 최근 산지가(600㎏ 거세우 기준)가 779만원에 이르고, 암소도 611만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농민들이 손에 쥘 수 있는 것은 송아지 한 마리 값도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농작물 피해 지원금도 사실상 종자·농약비용을 지원하는 데 그친다.

정부의 자연재난조사 및 복구계획 수립 지침에 따라 지급되는 복구지원금은 특별재난지역 지정 여부와 관계없이 정부가 지급한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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