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건설 김정언 대표 “내 고장 문화재 1000년 역사 복원 감개무량 합니다”
2020년 08월 11일(화) 04:00
[강진 월남사지 삼층석탑 복원 참여]
광주·전남 대표 백제계 석탑…3년여에 걸쳐 해체·조립·보수 완료
문화재 수리법 따라 복원절차 치밀…청동제 유물 발견 등 뜻밖 성과도

김정언 이도건설 대표가 강진 월남사지 삼층석탑(보물 제298호) 복원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1000년 이상의 역사가 깃든 문화재를 복원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개무량합니다. 문화재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죠.”

강진 월남사지 삼층석탑(보물 제298호)은 백제계 양식의 조적식 석탑이다.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국보 제9호)에 비견될 뿐 아니라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백제계 석탑이다.

탑이 자리한 곳은 강진군 성전면 월남길 일원. 현재 석탑은 복원된 상태이며, 인근의 발굴지 정비는 70%정도 이루어졌다.

복원 공사에 참여하고 있는 김정언 이도건설 대표는 “발굴지 정비는 오는 12월이면 완료될 예정”이라며 “당시 절터를 중심으로 가람배치 등을 일반인들이 알 수 있도록 표시하는 작업 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현장에서 월남사지 발굴지 정비 작업을 하고 있는 김 대표를 만났다. 얼마 전까지 발굴 작업이 이뤄지던 곳은 현재는 복토가 완료돼, 푸른 잔디가 덮여 있다.

월출산을 바라보며 서 있는 석탑은 오랜 세월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현자를 닮았다. 시간의 풍화를 이겨내고 오롯이 자태를 드러낸 모습은 고적하면서도 위엄이 서려 있다.

2014년 정밀검사를 거쳐 석탑이 전면 해체된 것은 지난 2017년이었다. 이후 3년여 동안 해체와 조립 공사를 통해 보수가 완료됐다. 김 대표는 “석탑의 부재(조각)는 총 190개 정도 된다. 1층 옥개가 10개, 탑신도 10개에 이르는데 하나하나 조립해서 짝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큰 돌을 조각해 탑을 만든 통일신라시대와 달리, 백제계 석탑은 탑신이 길쭉하고 부재가 많이 쓰인다”고 덧붙였다.

물론 해체 및 보수 작업은 간단치 않다. 해체한 석재는 초음파 검사는 물론 물성검사를 거쳤다. 이를 토대로 “강도, 내구성 등 검사를 실시해 석재를 교체할 것인지 아니면 접착할 것인지”를 결정했다.

“재사용이 가능한 석재는 그대로 보수작업에 사용되지만 균열된 석재는 티타늄 봉으로 연결해 사용합니다. 이 과정의 경우는 사람의 팔, 다리가 부러졌을 때, 뼈를 고정하기 위해 철심을 박는 과정과 유사하지요.”

복원 과정은 매우 정밀하면서도 복잡했다. 모든 작업이 문화재보호법과 문화재수리법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문화재 복원은 일반적인 건설 공사와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모든 과정에 문화재청의 기술지도 회의가 따르죠. 그 가운데 해체작업은 문화재위원들을 비롯한 전문가들의 입회 아래 이루어질 만큼 과정이 까다로워요.”

김 대표는 자문회의만 7~8회 했다고 한다. 한층 한층 해체, 복원할 때마다 조사 및 위원회 검증을 받았다. 모든 과정을 완료하고 마지막 석탑을 둘러싼 덧집을 제거할 때는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웃었다.

나주 출신인 그는 조대 건축과를 졸업하고 전남대 건축과에서 석·박사 과정을 공부했다. 당시 지도교수가 백제 석탑 전문가인 천득염 교수였다. 그는 “복원공사 중에 천 교수님께서 매 공정마다 와서 지도 및 도움을 주셨다”며 “한편으로 함께 작업한 기능공과 석장들의 열정과 땀이 없었다면 석탑 복원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원 과정에서 뜻밖의 성과도 있었다. 발굴 조사 중에 백제 기와가 발견됐으며 해체공사 때는 사리병으로 추정되는 청동제 유물이 발굴돼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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