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의 혁명, ‘빨주노초파남보’는 어떻게 탄생했나
2020년 08월 07일(금) 00:00 가가
[박성천 기자가 추천하는 책]
색의 역사
알렉산드라 로스케 지음, 조원호·조한혁 옮김
색의 역사
알렉산드라 로스케 지음, 조원호·조한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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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색채 연구가 조지필드의 색상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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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힐마 아프 클린트의 1915년 작품 ‘제단화’는 순수한 색과 명징한 형태가 특징이다. <미술문화 제공> |
먼저, 저자는 ‘빨주노초파남보’에서 ‘클래식 블루’까지에 이르는 색의 확장에 초점을 맞췄다. 언급한대로 뉴턴은 1704년 백색광을 분해해 무지개 스펙트럼을 밝혀냈다. 빨주노초파남보가 탄생한 순간이다. 바야흐로 색채 혁명이 시작됐는데, 당시만 해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던 색이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이후 본격적인 색 연구가 가시화됐다. 처음에는 초보적인 수준이었는데, 초기 연구자들은 섞을수록 검은색이 되는 물질적인 색조차 구별하지 못했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서는 비물질적인 색(RGB)을 물질적인 색(CMYK)으로 변환해 컬러 인쇄에 활용할 만큼 발전했다. 세계적인 색채 연구소 컬러칩은 색이 3000여 개에 달한다고 한다.
2020년 팬톤은 올해의 색으로 클래식 블루를 선정했다. “클래식 블루는 의지할 수 있는 안정적 기반을 지니고 싶어 하는 우리의 염원에 부응하는 컬러”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인간의 속성과 색의 관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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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여기서 더 나아가 사진 인쇄와 대형 실크 스크린 인쇄, 디지털 컬러 시스템까지 나온 상태다. 다양한 이미지를 담은 이러한 인쇄물은 특정한 시기에 색을 사용하고 이해했던 방식을 보여준다.”
책에 실린 원본들은 색에 대한 인류의 열정을 대변한다. 사실 색은 구상과 추상의 어느 경계에 있다. 눈앞에 펼쳐진 실체이면서 발견해야만 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미의식과 관념을 반영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색의 역사를 파헤치는 과정은 세상을 시각화하고자 했던 이들의 노력을 살펴보는 일이다. 이 말은 이렇게도 바꿔 말할 수 있겠다. “색이 지닌 뛰어난 추상성은 이미지에 무한한 보편성을 부여한다”고.
<미술문화·3만2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