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산에 밀리는 국산과일…광주·전남 6대 과수 생산량 감소
2020년 08월 03일(월) 00:00
호남통계청 20년간 생산량 조사…포도·단감 등 27% 감소
배 생산량 27%↓…사과 5506t 생산 20년 새 724% 증가

<자료:호남지방통계청>

사과, 배 등 광주·전남지역 주요 6대 과일 생산량이 최근 20년 동안 3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사과, 떫은감, 복숭아 생산량은 폭증했지만 배, 포도, 단감은 급감했다.

호남지방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새천년 이후(2000∼2019년) 호남 주요 과수 생산량 변화’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전남지역 6대 과일 생산량은 12만2713t으로, 20년 전인 2000년(16만8519t)에 비해 27.2% 감소했다. 6대 과일에는 사과와 배, 복숭아, 포도, 단감, 떫은감이 포함됐다.

2000년대 들어 잇단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영향으로 과일 수입이 늘면서 전국 생산량도 함께 줄었다.

전국 6대 과일 생산량은 174만6611t에서 137만1434t으로 21.5% 가량 감소했다. 전국에서 차지하는 광주·전남 6대 과일 생산량 비중은 지난해 8.9%로, 20년 전(9.6%) 보다 소폭 줄었다.

1인 가구가 늘고 수입산 과일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지난 20년 간 과일 소비 경향은 급격히 변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사과, 떫은감, 복숭아 생산량은 폭증했지만 배, 포도, 단감은 급감했다.

지난해 지역 사과 생산량은 5506t으로 2000년(668t)보다 724.3% 증가했다. 특히 2000년 당시 광주지역에서는 사과 생산량이 아예 없었지만 지난해에는 35t 가량 생산됐다.

같은 기간 복숭아는 3759t에서 7181t으로 2배 가까이(91.0%) 늘었고, 떫은감은 5152t에서 3만1542t으로 512.2% 증가했다.

반면 가격 경쟁력에 밀린 배와 포도 등은 재배면적을 점차 줄이면서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배 생산량은 7만73t에서 5만1133t으로(-27.0%), 포도는 1만2240t에서 3520t으로(-71.2%), 단감은 7만6627t에서 2만3831t으로(-68.9%) 줄었다.

‘나주 배’가 대표적인 전남지역 배 생산량은 그동안 전국에서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지난 2018년부터 충남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 전남 생산량은 5만582t으로, 충남(5만2597t)에 2000t 가량 뒤졌다. 전남지역 배 재배면적은 2230㏊로, 20년 전(4546㏊)과 비교해 반토막(-50.9%)났다.

광주·전남지역 6대 과일 생산 농가는 2000년 3만2946가구에서 2019년 3만2781가구로 165가구 줄었다.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농가는 떫은감 재배농가였고, 포도 농가는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떪은감 농가는 1만3622가구로, 20년 전(3448가구) 보다 295.1% 증가했다. 사과 농가는 지난해 1253가구로 287.9% 증가했고, 복숭아 농가도 64.9% 늘어난 2584가구로 집계됐다. 반면 배 농가는 6593가구에서 2886가구로 절반 이상(56.2%) 급감했고, 포도 농가는 무려 71.6% 줄어든 423가구만 남았다. 단감 농가는 1만9524가구에서 1만2013가구로 38.5% 감소했다.

박병욱 호남통계청 팀장은 “지난 2004년 체결한 한국칠레 자유무역협정 등의 영향으로 과일 수입이 늘면서 국내 과일은 가격 경쟁력을 잃고 생산은 상대적으로 줄고 있는 추세”라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 결과 등을 종합하면 배는 명절에 먹는 과일이라는 인식이 있어 소비가 줄고, 그보다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사과와 복숭아 등이 1인 가구와 핵가족으로부터 많이 소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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