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삼학도 관광유람선 사업 좌초 하나
2020년 07월 24일(금) 00:00
코로나19 여파 관광객 없어 적자 누적…자금 조달도 어려워
9월 선박 구입 못하면 중단 불가피…목포시 “재정지원 불가능”
“영업 개시 두달이 됐지만 주중에는 승객이 없어 출항이 힘들고 주말·휴일에도 승객수가 적어 운영비 충당도 못하는 실정입니다.”

대한민국 4대 관광거점도시 선정과 함께 화려하게 부활한 ‘목포시 삼학도 유람선 관광 사업’<광주일보 7월21일자 11면>이 영업을 시작한 지 채 2개월도 되지 않아 중단 위기에 놓였다.

코로나19 확산과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면서 유람선을 찾는 관광객이 없어 운영 적자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자 측은 “목포시에 재정 도움을 요청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목포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사업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3일 목포시에 따르면 사업자인 ㈜한국호남해운개발은 지난달 12일 목포해상 관광유람선을 취항했다. 대형선인 ‘삼학도크루즈’는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969t급 유람선으로 승선정원이 570명이다. 공연장·연회장·야외행사장·전망대 등을 갖추고 있다. 소형인 ‘유달산크루즈’는 196t으로 승선정원 180명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이 끊기면서 채 2개월도 되지 않아 2억원 가까운 적자가 발생했다. 특히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관광 패턴의 변화 등으로 유람선 관광 사업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다.

사업자 측은 “회사 운영상 인건비를 포함해 소요된 비용이 2억여 원인데 수입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적자가 누적되다보니 당초 사업 제안서에서 제시했던 9월과 내년 6월 각각 유람선 1척씩을 매입한다는 계획은 실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이에 따라 사업자 측은 목포시에 도움을 요청할 방침이다.

사업자측 관계자는 “정부에 관광진흥자금 60억원을 신청한 상태다. 하지만 자본금이 1억원이고, 법인 설립이 4년밖에 되지 않은 데다, 영업실적조차 없다. 이 때문에 관광진흥자금이 배정되더라도 은행 대출이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목포시에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사업자 측은 지원 요청 근거로 지난 2월13일 목포시와 체결한 ‘목포 삼학도 관광유람선 실시협약’을 들었다.

협약에는 ‘목포시로부터 행정적 지원과 육상면적 약 1만㎡(주차장, 대합실 등)를 임대료 없이 무상으로 제공받고, 상호 필요한 사항 등이 발생할 경우 협의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러나 목포시는 “재정 지원은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결국 사업자 측이 영업 부진으로 유람선 매입에 실패하거나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면 ‘삼학도 유람선 관광 사업’은 좌초될 처지다.

이와 관련, 목포시의회는 “부실 사업자를 선정했다”며 목포시를 강하게 질타했다. 목포시의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영암 F1대회 사업에 부실한 사업자가 참여하면서 정작 경기는 이어가지 못한채 빚더미만 떠안았다”며 “마치 삼학도 관광유람선 사업에서 전남도 F1사업을 보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목포=박종배 기자 pjb@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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