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속 임원 연봉 그리 인상해도 되나
2020년 05월 07일(목) 00:00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공공기관들이 빚더미 속에서도 임원들의 임금은 올려 눈총을 받고 있다. 부채는 늘고 순이익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는데도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임원들이 자신들의 주머니만 채운 것 아니냐는 것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공시된 빛가람혁신도시 13개 기관의 지난해 결산 실적을 보면 이들 기관의 총 부채는 140조4575억 원으로 1년 만에 12.1%(15조 원)가 늘었다. 부채가 늘어난 곳은 10곳으로 특히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전의 부채 증가 규모가 컸다. 한전은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8년 이후 11년 만에 최대 적자를 내 누적 부채가 129조 원대에 달했다. 부채 비율은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610.3%로 가장 높았으며 농어촌공사(431.8%), 한전(186.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현금 흐름을 알 수 있는 당기순이익도 혁신도시 이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는데 13개 기관 가운데 11개 기관이 1년 전에 비해 당기순이익이 줄었거나 흑자를 내지 못했다. 혁신도시 공공기관의 경영 실적을 민간 대기업과 비교해 보면 이들이 얼마나 안이한 경영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공시 대상인 국내 64개 대기업은 지난해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수출 감소로 당기 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48% 줄었지만 48조 원을 기록했다. 부채 비율도 소폭 상승했지만 81.4%로 여전히 100% 이하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수익이 나지 않으면 긴축 경영을 하는 것이 기업의 생리다. 하지만 혁신도시 공공기관 임원들은 초라한 경영 실적에도 자신들의 연봉만은 올렸다. 8개 기관이 임원 연봉을 올려 평균 연봉이 1억6000만 원을 넘는다. 그러면서 지난해 신규 채용은 전년에 비해 26명 늘리는 데 그쳐 자신들의 잇속만 챙겼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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