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성공, 합의 이행에 달렸다
2020년 05월 01일(금) 00:00
좌초 위기에 몰렸던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노동계의 복귀로 정상 궤도에 오르게 됐다. 지난 달 2일 신뢰 붕괴를 이유로 사업 불참을 선언했던 한국노총이 27일 만에 복귀를 선언한 것이다.

이용섭 광주시장,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의장, 박광태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대표이사는 그제 광주시청에서 ‘광주형 노사 상생의 완성차 공장 성공을 위한 합의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가칭 ‘광주상생일자리재단’ 설립과 함께 GGM 내에 상생위원회를 설치한다는 데 합의했다.

결렬 직전에 극적으로 이뤄진 합의는 서로 한 발짝씩 양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노동계의 입장 변화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국노총은 광주상생일자리재단 설립과 GGM 내에 상생위원회 설치를 받아들이는 대신 그동안 주장해 온 노동이사제 도입, 원하청 관계 개선, GGM 임원 적정 임금 설정 등 5개 요구 사항은 철회했다.

광주시는 광주상생일자리재단 설립이라는 카드로 노동계의 복귀를 이끌어 냈다. 광주상생일자리재단은 이른바 노동 서비스 플랫폼인데, 이로써 노동계가 주축이 돼 광주형 일자리 정책 결정 등에 참여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노총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었던 이유다. GGM도 치열한 토론 끝에 상생위원회 설치를 받아들이는 대국적인 자세를 보였다.

이처럼 3자가 난항 끝에 사업 정상화에 합의한 만큼 이제는 서로가 합의안을 제대로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합의한 내용들이 구체적이지 않아 향후 진행 과정에서 문구 해석을 놓고 갈등이 불거질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이제 정상 궤도에 막 오른 것이나 마찬가지다.

앞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갈등으로 인한 위기가 찾아 올 수 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번 합의 정신을 마음속에 새겨야 한다. 우리는 한 발짝씩 양보하는 정신이야말로 위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해법이란 것을 이번에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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