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맞이 너무 요란하지 않게
2020년 04월 27일(월) 00:00 가가
‘5·18 피고인’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해에 이어 오늘 다시 광주 법정에 선다. 지난해 3월 11일 사자명예훼손 사건 피고인 신분으로 광주지법에 출석한 지 1년여 만이다. 전 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조비오 신부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조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전 씨 재판은 오늘 오후 2시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다. 전 씨는 인정신문을 위해 지난해 한 차례 재판에 출석한 이후 그동안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며 출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재판장이 바뀌면서 공판 절차 갱신이 필요하게 됐고 이에 따라 법률 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가 전 씨의 출석 의사를 밝혔다. 또 부인인 이순자 씨가 신뢰관계인 자격으로 법정에 동석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전 씨의 광주 재판 참석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에 5월 단체들은 오늘 법원을 빙 둘러 소복을 입고 마스크 시위를 펼치기로 했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됐던 ‘죄수복을 입고 창살에 갇혀 무릎을 꿇고 있는’ 전두환 동상도 광주로 옮겨오기로 했다. 동상은 재판이 열리는 오늘 오전 11시 광주지방법원 앞에 세우게 된다. 전 씨를 향한 분노의 퍼포먼스라 하겠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전두환 씨의 두 번째 광주 법정 출석을 앞두고 “역사의 죄인 전두환은 석고대죄하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에게서 최소한의 양심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따라서 광주 시민의 울분과 분노 또한 계속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만에 하나 과격한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일단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