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중 경기
2020년 04월 17일(금) 00:00 가가
무관중 경기는 관중석을 폐쇄해 관객 없이 치르는 경기를 말한다. 보통 사고를 일으킨 구단에 대한 징계가 원인이지만, 시설이나 안전 문제 등으로 실시하기도 한다. 프로축구 K리그에서는, 2012년 팬이 경기장에 난입한 사건을 징계하는 차원에서 열린 인천-포항 경기가 최초의 무관중 경기였다. 지난해 10월 평양에서 열린 한국과 북한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도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야구에서도 그런 예가 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는 2015년 미국 볼티모어에서 폭동이 일어나자 오리올스의 홈경기에 관중석을 완전히 비웠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개막이 무기한 연기된 메이저리그는 지금 무관중 경기 개막을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다. 우선 야구에 목마른 팬들에게 TV로 경기를 보여 주고, 코로나가 진정되는 정도에 맞춰 점차적으로 관중을 입장시킨다는 복안이다. 날씨가 따뜻하고 ML 구단들의 스프링캠프가 모여 있는 애리조나와 플로리다에서 일단 정규리그를 시작하자는 것이다. 선수들도 사태 초기엔 반대 목소리가 컸지만 시즌 개막이 장기간 연기되자 무관중 경기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유럽 축구 또한 다르지 않다. 이대로 가면 ‘팀도 리그도 파산’이라는 위기감 속에 독일 분데스리가가 5월 초부터 무관중 경기로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 25라운드까지 소화한 시즌을 최소한 6월 중으로는 마쳐야 한다는 조바심 때문이다. 27라운드를 치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나 29라운드까지 마친 영국 프리미어리그 역시 빨리 리그를 마무리하고 싶어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리그 자체가 취소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무관중 경기라도 열어 리그를 끝내자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0명대 이하로 떨어져 진정 국면을 보임에 따라 국내 프로야구도 오랜 기다림 끝에 우리 곁으로 돌아온다. 한국야구위원회는 5월 초 프로야구 개막을 목표로, 21일부터 팀당 4경기씩 총 20경기를 무관중 연습 경기로 치르기로 했다. 숙박 없이 당일치기 원정 경기로 시작해 점차 관중을 불러들이자는 계획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집콕’ 생활에 지친 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유제관 편집1부장 jk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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