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먹고 살기 막막”…이른 아침 주민센터 빙 돌아 100m 줄
광주 코로나19 극복 긴급생계비 접수 현장 첫날 가보니
신청자 대부분 노인·취약계층
일자리 잃고 매일매일 고통
소득 증명하려 통장 보여주기도
광주 어제 하루만 2만여명 접수
2020년 04월 06일(월) 19:45

6일 오전 광주시 북구 양산동 주민센터 앞에 ‘광주시 코로나19 위기 극복 가계긴급생계비’ 접수를 하려는 주민들이 100m 가량 줄을 서 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코로나19 긴급생계비에 대한 현장접수가 시작된 6일, 광주 북구 용봉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접수창구에서 시민들이 지원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광주시 코로나19 위기 극복 가계긴급생계비’ 접수 현장은 정부 지원비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른 아침부터 집을 나선 주민들로 긴 줄이 만들어졌다.

광주시 북구가 많은 신청자들이 몰릴 것에 대비, 6일 임시로 조성한 양산동 주민센터 내 현장 부스는 오전 8시부터 40명이 넘는 주민들이 찾았고 접수 시간인 9시를 지나면서 몰려든 신청자들로 주민센터를 빙 둘러 100m에 달하는 줄이 생겼다.

이날 주민센터를 직접 찾은 주민들은 마스크를 쓴 노인이나 취약계층 등 인터넷 이용이 쉽지 않은 정보 소외계층이 대부분이었다.

코로나19여파로 직장에서 해고되거나휴직을 한 주민과 저소득 특수고용직 종사자들도 현장을 찾았다가 오는 13일 신청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고 돌아갔다.

서류를 작성중인 신청자들은 한결같이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모(69)할아버지는 “간간히 일용직에 나가 생활비를 버는데 코로나 때문에 밖에 나다니지도 못하고 일거리도 전혀 없다”며 “먹고 살기가 막막했는데 생계비를 지원해준다는 안내문을 보고 찾아왔다”고 말했다.

박모(76)할아버지는 “버스 운전을 하다 그만두고 유치원버스를 운전해 먹고 살았는데, 지난달 15일 유치원이 문을 닫아 일을 못하고 있다”면서 “한달 80만원의 월급으로 버티고 있었는데 한푼도 못 벌어 당장 먹고 살길이 막막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청소 일을 하는 카페 손님이 끊겨 일자리를 잃었다는 정모(여·57)씨는 “긴급생계지원비 해당 여부를 알아 볼려고 아침부터 나왔는데 실직 지원비는 13일 이후 신청 받는다고 해 아쉽지만 나중에 다시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양산동 주민센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140명의 주민이 몰렸지만 사전 준비로 신청하는 데 3분이 걸리지 않도록 해 불편이나 혼잡은 발생하지 않았다.

비슷한 시각, 광주시 서구 금호1동 주민센터 앞도 상황이 비슷했다. 긴급 생계비를 신청하려는 주민들 20명이 접수 시간인 9시 전부터 줄을 서 있다가 시간에 맞춰 신청서를 작성하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일부 신청자는 소득 수준을 증명하기 위해 통장까지 가져와 주민센터 직원에게 꺼내보이기도 했다.

주민 나모(64)씨는 “목수일을 하다 최근 코로나에 일감이 뚝 끊겼다. 식당일을 하는 아내도 식당이 문을 닫아 집에서 쉬고 있다”고 했다. 풍암동에서는 사업에 실패해 일자리가 없는 아들과 살고 있다는 82세 할머니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겠다며 주민센터를 찾아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서류를 작성했다.

이 할머니는 “아들과 둘이 사는데, 돈을 지원해 준다길래 왔다. 나에게는 꼭 필요한 돈”이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로 신청자가 몰리면서 현장접수 첫 날인 이날 오후 4시까지 광주시와 5개 구 95개 주민센터에 서류를 낸 신청자만 1만 6111명에 달했다. 자치구별로는 북구가 5998명이 넘었고 광산구 3362명, 서구 2790명, 남구 2122명, 동구 1839명 등의 순이었다.

각 주민센터 등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아파트별로 신청일자를 조정하는 등 신경을 썼다. 북구 건국동과 용봉동에서는 아파트단지로 찾아가는 현장접수반을 운영했다.

한편, 지난 1~5일 이뤄진 인터넷 접수 기간에는 광주시가 예상했던 26만가구보다 많은 28만 1700여가구가 지급 신청 서류를 냈다. 광주시는 심사를 거쳐 중위 소득 100% 이하를 대상으로 긴급 생계 지원금 30~50만원을 2주 안에 지급할 계획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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