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나눔’으로 더욱 돈독해진 ‘달빛 동맹’
2020년 03월 13일(금) 00:00 가가
“저희 아들이 광주에서 살고 싶다고 하네요.” 광주 빛고을전남대병원에서 치료받던 대구의 코로나19 확진자 A씨 가족 네 명이 엊그제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뒤 광주 시장에게 보내 온 문자 메시지 내용 중 일부다. 이들은 광주 의료진의 살뜰한 보살핌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낀다고 했다.
A씨는 “대구에서 광주에 올 때만 해도 불안한 마음이 가득했다”면서 “하지만 병원 도착 전 미리 전화를 주시는 배려와 병원에서 따뜻하게 맞아 주시고 위로와 격려를 해 줘 너무 감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에 있는 동안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분들께서 방호복을 입고 힘들게 일하시면서도 우리 아이들에게 해 준 따뜻한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됐다”면서 “아이들에게 간식까지 챙겨 주시는 작은 배려에 아이들은 불안했던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고 의료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적으로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광주의 ‘병상 나눔’은 여러 모로 뜻깊은 일이었다. 광주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과감하게 병상을 대구 시민에 개방, 성공적으로 치료를 마치고 환자 가족을 대구로 돌려보냈기 때문이다. 피와 주먹밥을 나눴던 광주의 5월 정신이 코로나로 인해 다시 살아난 것이다.
현재 빛고을전남대병원에는 코로나19 대구 지역 확진자 15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이 시련과 역경에서 벗어나 가정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시민과 의료진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아울러 이번 ‘달빛(달구벌·빛고을) 동맹’의 ‘병상 나눔’이 정치인들이 만들어 놓은 영·호남 대립 구도와 갈등의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