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진정 사죄한다면 방역 적극 협력해야
2020년 03월 03일(화) 00:00
국내 코로나19 ‘슈퍼 전파’의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어제 코로나 감염 사태와 관련해 처음으로 사과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고의적인 것은 아니지만 많은 감염자가 나왔다”며 “신자들의 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정말 면목이 없다”며 취재진 앞에서 용서를 구하며 큰절을 하기도 했다.

이 총회장은 “당국에서 최선의 노력을 했다”면서 “우리도 어떤 모임도 피하고 모든 장소를 폐쇄했지만 손발이 귀해 협조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아울러 “최선을 다해 정부에 인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신천지 신도들의 집단 감염은 밀집 예배와 폐쇄적이고 은밀한 포교 방식이 주 원인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신천지 측은 코로나 확산에 큰 책임이 있는데도 방역에 적극 협조하지 않아 혼선을 초래했다. 광주에서는 가장 유명한 포교 시설인 전남대 후문의 ‘아름다운 신천지’ 카페가 교단 측이 제공한 명단에서 빠져 당초 광주시의 강제 폐쇄 명령 대상에서 누락된 것이 그 예다. 광주일보 취재 팀이 지난 주말 광주 지역 신천지 교회·예배당·선교센터 109곳을 둘러본 결과 대부분 주택가나 상가에 자리한 데다 학원·PC방·힐링카페 등 기존 간판이 그대로 걸려 주민들이 신천지 관련 시설임을 알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총회장이 직접 나서 협조와 지원을 약속한 것은 신천지 측이 제출한 신도 명단과 정부 제공 명단 사이에 많은 차이가 나고 이 때문에 광주시를 비롯해서 여러 자치단체들이 신천지 측에 대한 고발 조치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닌 행동이다. 신천지 측은 무엇보다 시설 및 신도 관련 정보부터 투명하고 신속하게 제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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