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빌딩 245’ 복합문화센터로 문 연다
호남언론 태 자리 … 5·18 역사의 현장
광주일보 자리잡았던 공간
헬기사격 탄흔 245개 간직
4월 3일 개관 시민 품으로
2020년 02월 21일(금) 00:00

호남언론의 태 자리이자 5.18의 상징인 전일빌딩이 ‘전일빌딩245’라는 이름으로 오는 4월3일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최현배 기자choi@kwangju.co.kr

호남언론의 태 자리이자 5·18민주화운동 등 광주의 역사현장을 지켜온 전일빌딩(광주일보 옛 사옥)이 오는 4월 새 이름, 새 모습으로 재탄생한다.

광주시는 “민선 7기들어 시작된 전일빌딩 리모델링 공사를 이달말까지 마무리하고, 오는 4월 3일 개관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광주시는 사업비 484억원을 들여 전일빌딩을 매입·리모델링했으며, 이름도 ‘전일빌딩245’로 정했다. 개관식 행사는 오는 4월 3~4일 이틀간으로 예정돼 있다.

전일빌딩245는 5·18사적지 28호인 전일빌딩의 건물 도로명 주소가 광주 금남로 245이고, 5·18 당시 헬기 사격으로 건물 10층과 외벽에 박힌 총탄 자국이 245개라는 점을 녹여낸 것이다.

한때 광주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랜드마크 역할을 담당했던 전일빌딩은 광주의 아픈 역사만큼이나 힘든 세월을 보내기도 했다.

1968년 7층짜리 건물로 준공된 이후 세 차례 증축 과정을 거쳐 대지면적 2778㎡, 연면적 1만9321㎡, 지하 1층, 지상 10층으로 확장됐지만, 잦은 증축과 노후화 등이 겹치면서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민선 5기 때는 문화전당 개관에 맞춰 건물을 허물고 주차공원화하는 이른바 ‘시한부 판정’을 받기도 했다. 다행히 이후 5·18민주화운동의 상징이자, 호남언론의 역사를 상징하는 건물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기사회생했다.

실제 전일빌딩과 5·18민주화운동의 인연은 깊다. 1980년 5월 21일 오후 1시 전일빌딩 앞에서 계엄군이 시민에게 집단 발포해 60여 명이 다치거나 숨졌고, 5월 27일 새벽에는 계엄군이 시민군 진압작전을 벌인 장소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두환씨의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재판 중 중요 증거물로 꼽히는 헬기사격 흔적도 전일빌딩 곳곳에 남아있다. 만약 주차장으로 바뀌었더라면, 전씨를 법정에 세운 중요 증거 등 역사적 흔적이 모두 사라졌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리모델링 사업이 지닌 의미는 각별하다.

전일빌딩은 호남의 언론 역사와도 함께 했다. 전일빌딩 자리는 호남 최초의 언론인 광주일보가 머물렀던 호남언론의 태 자리이기도 하다. 5·18 당시 일부 국내외 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해 외부로 알린 장소도 전일빌딩이다.

새롭게 문을 여는 전일빌딩245 곳곳에도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이 담겨있다.

건물 1층 벽을 장식하는 전일 아카이브(데이터 기록 보관소)에는 호남 언론의 역사와 함께 옛 광주일보 현판 등 다양한 모습이 담겨있다. 3층에는 광주일보가 기탁한 옛 신문 활자판과 5·18당시 계엄사의 보도 검열에 저항했던 신문기자들의 활동상 등이 설명돼 있다.

5·18기념공간은 지상 9, 10층에 자리잡았다. 5·18전시관이 들어서는 9층에선 계엄군이 시민을 향해 헬기사격을 하는 시뮬레이션 영상과 5·18유가족, 당시 언론과 외신기자 증언 영상 등이 상영된다. 또 9층 계단에는 5·18 당시 기록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치 및 평가를 소개하는 글이 전시된다. 헬기 총격 흔적이 흩어져 있는 10층은 총탄 흔적 원형보존 구간과 9층에 이어 추가로 5·18전시관이 배치됐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5·18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대표 건물인 전일빌딩이 전면 리모델링을 거쳐 시민중심의 복합문화센터로 새롭게 문을 열 예정”이라면서 “광주시민은 물론 광주를 찾는 외지인도 꼭 한 번 방문하고 싶은 곳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설과 공간 등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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