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레븐 브리지’
2020년 02월 20일(목) 00:00
전남 연안의 바다를 다도해(多島海)라 부르는 것은 섬이 많기 때문이다. 전국에는 모두 3153개의 섬이 있는데 이 가운데 62.5%인 1969개가 전남에 산재해 있다. 이 때문에 섬을 브랜드로 내세워 관광객을 유치하는 자치단체까지 등장했다. 신안군은 관내에 섬이 1004개 있다 하여 ‘천사 섬’이란 네이밍을 내세운다. 여수는 365개의 섬이 있다며 1년 365일 찾는 매력 도시를 강조한다. 실제 섬 갯수와는 다르지만 섬을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내세운 점은 같다.

섬 관광의 단점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인데 그것도 옛말이 됐다. 해상 교량이 속속 개통하면서 관광객들이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신안은 지난해 4월 압해와 암태도를 잇는 천사대교 개통으로 자은·암태·팔금·안좌도를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앞으로도 이들 네 개 섬에 비금·도초·하의·장산을 연결하는 이른바 ‘다이아몬드 제도’의 연도교 8개가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다.

요즘은 여수와 고흥을 잇는 11개의 다리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일레븐 브리지’로 불리는 프로젝트로 2005년 백야대교를 시작으로 2015년 화태대교, 2016년 팔영대교가 완공됐다. 오는 28일에는 여수 화양에서 적금도까지 네 개 섬을 연결하는 네 개의 다리가 정식 개통하는데 임시 개통했던 지난 설 연휴 4일 동안에 3만4000여 대의 차량이 몰릴 만큼 인기를 끌었다.

네 개의 다리가 완공됨으로써 여수에서 고흥간 거리는 30㎞(이전엔 84㎞)로 단축됐다. 이젠 불과 30분(이전엔 1시간 20분)이면 갈 수 있게 됐다. 낭도의 공룡 화석지와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사도 역시 당일이면 갔다 올 수 있으며, 문선명 총재가 한국의 나폴리로 꼽은 장등해변을 끼고 달릴 수 있게 됐다.

이들 교각은 현수교·아치교·사장교로 공법도 다양하고 모양도 서로 다르다. 게다가 다리에 아름다운 야간 조명까지 설치돼 여수 밤바다의 매력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발주 예정인 여수 화태도~백야도를 잇는 나머지 다리 네 개가 완공되면 일레븐 브리지는 세계적인 ‘다리 박물관’이 되며 여수와 고흥 섬의 매력도 한층 배가될 것이다.

/장필수 제2사회부장 bung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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