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반려동물을 소개합니다] 사랑이가 우리 식구 된 이야기
2020년 01월 10일(금) 00:00 가가
"가족이 된 반려동물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가족회의 통해 ‘말티즈’ 입양 결정
가족이 된 날부터 존중·배려 배워
벌써 3년…일상이 된 웃음·대화
가족회의 통해 ‘말티즈’ 입양 결정
가족이 된 날부터 존중·배려 배워
벌써 3년…일상이 된 웃음·대화
첫째 아이가 다니던 피아노 학원에 갈 일이 생기면 괜히 긴장하곤 했다. 원장 선생님의 반려강아지 ‘망치’를 만나야 했기 때문이다. 망치는 유독 가까이 다가와 발냄새를 맡곤 했다. 강아지를 무서워했던 탓에 몸집이 작은 말티즈였음에도 발 끝에 닿는 촉감조차 심장을 쫄게 했다.
반면 아이들은 망치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망치 덕분에 학원을 꾸준히 다니는 이유도 있었다. “엄마 생전에 집안에서 ‘개’를 키우는 일은 없을 테니, 어른 되어 독립하면 그때 키워라” 단단히 못을 박았던 터라 고집을 피우지 못했고 학원이나 친구집 강아지를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첫째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고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모녀간의 불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또래 친구 엄마들과 만나서 신세한탄을 하며 서로를 위로하는게 전부였다. 그러던 중 새끼 고양이를 키우게 됐다는 친구네 집에 잠깐 들를 일이 생겼다.
태어난 지 몇 달 되지 않은 아기고양이였다. 사실 강아지보다 고양이를 더 싫어했던 터라, 망설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힐끗힐끗 쳐다보게 됐고 집에 돌아와서도 아기고양이가 눈앞에 아른거리는게 신기할 정도였다.
이 정도면 집에서 동물을 키우는게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춘기 자녀가 있는 집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면 좋다는 주위 이야기가 가장 큰 계기가 됐던 것 같기도 하다. 그날 바로 가족회의를 했고, 가족 모두 강아지에 대한 공부를 충분히 한 다음 ‘1년 후’ 데려오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그동안 강아지와 관련된 책을 3권을 구입해 가족 모두가 읽었고 아이들은 용돈을 모으기 시작했으며 강아지가 오면 각자 할 일들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어느새 약속한 시간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그 사이 집 근처 애견숍을 여러차례 다니기도 했다. 어떤 종으로 선택해야 할지 직접 보고 결정하고 싶었다. 우리 가족의 선택은 몸집이 작고 털이 많이 빠지지 않으며 애교가 많은 ‘말티즈’였다.
지인의 소개로 미리 가입했던 인터넷 ‘말티즈’ 관련 카페에서 운이 좋게도 갓 태어난 새끼 말티즈 분양 소식을 접했다. 애견숍이 아닌 가정견 분양이라는 점이 좋았다. 문제는 거리였다. 광주에서 창원까지 230㎞, 왕복 7시간이 소요되는 곳이었다.
사랑이가 우리 가족이 되려고 그랬던 건지 깊은 고민 없이 선택을 했다. 동생을 직접 맞이하기 위해 딸, 아들까지 모두 출동했다. 광주에서 창원까지 매우 먼 거리였음에도 설레는 마음으로 달렸다. 휴게소는 딱 한차례 멈췄을 뿐이었다.
어미가 낳은 새끼 말티즈는 사랑이를 포함해 총 4마리. 그 중 사랑이는 맏이였다. 첫째 ‘사랑이’와 둘째 남동생 ‘하늘이’를 데리고 바로 출발했다. 하늘이는 첫째아이 친구네가 분양하기로 결정한 상태였다.
창원에서 출발해 다시 광주까지 오던 3시간 30분 동안, 무려 4곳의 휴게소에 들러야 했다. 멀미를 하지 않은지, 대소변을 봤는지, 불편한 건 없는지 살펴야 했다. 강아지들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우리 가족 역시 걱정스러운 마음이 가장 컸던 기억이다.
그렇게 사랑이는 우리 가족이 됐다. 가장 늦게 태어났으므로 당연히 막내다. 이름은 ‘윤사랑’. ‘이사랑’으로 하고 싶었지만 아이들의 반대가 있어 양보했다.
사랑이를 입양하기 전부터 무려 일년 동안 이론적인 공부를 많이 한 덕에 지난 3년동안 큰 병치레 없이 잘 지내오고 있다.
까칠했던 사춘기 딸아이의 얼굴에 웃음이 많아졌고 장난꾸러기 둘째의 행동도 조심스러워졌다. 가족들간의 대화가 많아진 것도, 사랑이를 중심으로 한 공간에 모이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다.
오는 15일이면 사랑이의 세 번째 생일이 되는 날이다. 케이크는 못 먹더라도 모두 모여 축하파티를 해줄 계획이다. 앞으로도 우리 모두는 사랑이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늘 공부하고 연구하고 살필 것을 약속한다. 사랑이는 진짜 우리가족이니까.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우리집 반려동물을 소개합니다>
‘행복한 동행’은 사랑스러운 반려동물을 자랑하고 싶은 독자 여러분들을 위해 ‘우리집 반려동물을 소개합니다’ 코너를 마련합니다. 반려동물의 사진(원본파일)과 이름, 나이, 특징, 연락처 등 간단한 소개를 전자우편(yoonsarang_love@naver.com)으로 보내주세요.
첫째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고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모녀간의 불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또래 친구 엄마들과 만나서 신세한탄을 하며 서로를 위로하는게 전부였다. 그러던 중 새끼 고양이를 키우게 됐다는 친구네 집에 잠깐 들를 일이 생겼다.
그동안 강아지와 관련된 책을 3권을 구입해 가족 모두가 읽었고 아이들은 용돈을 모으기 시작했으며 강아지가 오면 각자 할 일들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어느새 약속한 시간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그 사이 집 근처 애견숍을 여러차례 다니기도 했다. 어떤 종으로 선택해야 할지 직접 보고 결정하고 싶었다. 우리 가족의 선택은 몸집이 작고 털이 많이 빠지지 않으며 애교가 많은 ‘말티즈’였다.
지인의 소개로 미리 가입했던 인터넷 ‘말티즈’ 관련 카페에서 운이 좋게도 갓 태어난 새끼 말티즈 분양 소식을 접했다. 애견숍이 아닌 가정견 분양이라는 점이 좋았다. 문제는 거리였다. 광주에서 창원까지 230㎞, 왕복 7시간이 소요되는 곳이었다.
사랑이가 우리 가족이 되려고 그랬던 건지 깊은 고민 없이 선택을 했다. 동생을 직접 맞이하기 위해 딸, 아들까지 모두 출동했다. 광주에서 창원까지 매우 먼 거리였음에도 설레는 마음으로 달렸다. 휴게소는 딱 한차례 멈췄을 뿐이었다.
어미가 낳은 새끼 말티즈는 사랑이를 포함해 총 4마리. 그 중 사랑이는 맏이였다. 첫째 ‘사랑이’와 둘째 남동생 ‘하늘이’를 데리고 바로 출발했다. 하늘이는 첫째아이 친구네가 분양하기로 결정한 상태였다.
창원에서 출발해 다시 광주까지 오던 3시간 30분 동안, 무려 4곳의 휴게소에 들러야 했다. 멀미를 하지 않은지, 대소변을 봤는지, 불편한 건 없는지 살펴야 했다. 강아지들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우리 가족 역시 걱정스러운 마음이 가장 컸던 기억이다.
![]() ![]() |
사랑이를 입양하기 전부터 무려 일년 동안 이론적인 공부를 많이 한 덕에 지난 3년동안 큰 병치레 없이 잘 지내오고 있다.
까칠했던 사춘기 딸아이의 얼굴에 웃음이 많아졌고 장난꾸러기 둘째의 행동도 조심스러워졌다. 가족들간의 대화가 많아진 것도, 사랑이를 중심으로 한 공간에 모이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다.
오는 15일이면 사랑이의 세 번째 생일이 되는 날이다. 케이크는 못 먹더라도 모두 모여 축하파티를 해줄 계획이다. 앞으로도 우리 모두는 사랑이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늘 공부하고 연구하고 살필 것을 약속한다. 사랑이는 진짜 우리가족이니까.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우리집 반려동물을 소개합니다>
‘행복한 동행’은 사랑스러운 반려동물을 자랑하고 싶은 독자 여러분들을 위해 ‘우리집 반려동물을 소개합니다’ 코너를 마련합니다. 반려동물의 사진(원본파일)과 이름, 나이, 특징, 연락처 등 간단한 소개를 전자우편(yoonsarang_love@naver.com)으로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