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24년 만에 ‘춘제 퍼레이드’ 취소
2020년 01월 09일(목) 00:00
시위 우려로 진행 않기로
관광객 급감에 명품매장 철수

새해 첫날인 1일 오후 홍콩 코즈웨이베이 지구에서 민주화 행진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수천명의 시민들이 빅토리아 공원에 모여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6월 초 시작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새해 들어서까지 이어지면서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춘제(春節·중국의 설) 퍼레이드가 24년 만에 취소됐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관광청은 매년 음력설 연휴 기간에 홍콩 최대 관광지인 침사추이 지역에서 개최하던 춘제 야간 퍼레이드를 올해는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웨스트카오룽 문화지구에서 세계 26개 팀이 참가하는 카니발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1996년 시작된 후 매년 열리던 춘제 퍼레이드가 취소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홍콩 관광청은 새로운 실험을 시도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실은 대규모 시위를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홍콩 시위가 장기화하는 데다 대형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홍콩을 찾는 관광객도 급감하고 있다.

매년 수많은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12월 31일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불꽃놀이 축제는 인파가 한꺼번에 거리로 쏟아져나올 경우 대규모 시위가 발생할 수 있는 경찰의 반대로 인해 취소됐다.

홍콩의 새해맞이 불꽃놀이 축제가 취소된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이러한 영향 등으로 지난해 11월 홍콩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265만 명을 기록해 전년 같은 달에 비해 56% 급감했다.

이는 2003년 4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대유행 이후 16년 만에 최악의 관광객 감소율이다.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홍콩 도심의 명품 브랜드 매장도 철수하거나 신규 개점을 연기하고 있다.

현재 홍콩 내에서 8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의 모회사 LVMH는 매출 감소 등에 따라 코즈웨이베이 지역에 있는 타임스스퀘어 쇼핑몰 내 매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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