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전국 최악 ‘주거 양극화’ 대책 시급하다
2020년 01월 06일(월) 00:00
광주 지역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의 가격 격차가 전국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주거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 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 지역 1분위 아파트 가격은 평균 1억 538만 원에 그친 반면 5분위 아파트는 평균 5억 1645만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광주 아파트 5분위 배율은 4.9배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5분위 배율은 아파트를 가격 순으로 5등분해 상위 20%(5분위)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이 배율이 높을수록 고가와 저가 아파트 간 가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광주 지역 고가·저가 아파트의 가격 격차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5분위 배율을 처음 조사했던 2013년 4월에는 3.7배였으나 2018년 이후에는 4.3배~4.9배로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이는 서울·대전의 4.8배, 대구·울산의 4.3배, 인천의 3.4배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전세 가격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지난달 광주 1분위 아파트 전세는 평균 7872만 원인데 비해 5분위는 3억 3357만 원으로, 4.2배 차이가 나 울산(4.3배) 다음으로 격차가 컸다. 여기엔 지난해 남구 봉선동을 중심으로 아파트 값이 급등한 데다 일부 신규 아파트의 고분양가 현상이 맞물려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광주는 전국에서 아파트 비율이 가장 높기 때문에 아파트 가격 격차는 곧 주거 복지의 양극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늘어나면 서민들과 청년들의 내 집 마련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무리한 대출로 아파트를 구입했다가 이자 부담 때문에 빈곤하게 사는 ‘하우스 푸어’(house poor)도 늘게 된다. 광주시는 무분별한 인허가로 공급만 늘릴 게 아니라 주거 양극화를 완화할 수 있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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