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검사 결과·위해성 등 공개 않고 “안전 이상 없다”
광주시 수돗물 발암가능물질 검출 ‘쉬쉬’
나프탈렌, 소량에 공기중 기화
“끓여 마셔라” 시민에 공지만
나프탈렌은? 세계보건기구 2002년 발암가능물질 분류
2019년 11월 21일(목) 04:50
지난 7~8일 광주 남구 주월·월산동, 서구 화정·염주동 일원에 이물질 수돗물 사고 당시 인체 발암가능물질로 분류된 나프탈렌이 섞인 물이 공급됐지만 광주시는 이를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수돗물에서 검출된 나프탈렌이 인체에 큰 영향이 없는 소량이라고는 하지만, 인체 발암가능물질인데도, 광주시가 관련 정보를 시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물을 끓여마시라”는 정도의 주의를 주는데 그쳤다.

광주시는 당시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사고로 이물질이 포함된 수돗물이 공급됐다.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는 취지로만 안내했다.

황봉주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이 사고 이후 주말과 휴일이 지난 11일 광주시 기자실로 찾아와 자청한 간담회 자리에서도 사고를 일으켜 시민들께 죄송하다고만 거듭 사과했을 뿐이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백운동 일원 하수도관 매설 공사 진동이 인근 노후 수도관에 전달돼 헐거워졌던 코팅막 일부가 벗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답했고, “안전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 탁도(흐린 정도)가 조금 기준치를 웃돌다 이내 정상화됐다”는 정도만 설명했다.

당시 일부 기자들이 “이물질 성분 분석을 했느냐, 수돗물에 포함된 이물질이 정확히 무엇이고 인체 위해성은 어느 정도냐”고 물었으나 “톨루엔 등 1급 발암물질 등은 검출되지 않았고,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만 반복했다. 다만, 황 본부장은 이날 통화에서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적극적 설명은 하지 않았지만, 나프탈렌은 소량 검출됐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광주 수돗물에서 발암가능물질인 나프탈렌이 미량이긴 했으나 처음으로 검출되면서 광주시 상수도본부에는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그사이 지난 14~15일 북구 문흥동에서 탁한 수돗물이 공급되는 사고가 또 일어났다. 해당 수돗물에서는 나프탈렌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앞선 남구·서구 이물질 사고에 대한 적극적인 정보제공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7~8일 일어난 남구 주월·월산동, 서구 화정·염주동 수돗물 사고 모니터링 과정에서 더 이상 나프탈렌이 검출되지 않자 19일 ‘수돗물 음용 주의’ 주민공지를 해제하는 데 그쳤다.

수돗물 음용 주의 주민공지 해제 소식을 담은 광주시 보도자료에서도 사고 수돗물 검사 과정에서 아연·구리 등 중금속이 미량 검출됐다고 뒤늦게 알렸다가, 이 내용을 삭제한 수정 보도자료를 내는 등 혼선을 거듭했다.

한편 광주시는 이번 수돗물 사고의 근본 원인인 노후수도관(약 245㎞) 교체 등 정비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상수도 요금현실화 등으로 재정 여건이 나아진 지난 2017년부터 최근 3년간 예년의 4배 이상 관련 예산 확보해 노후관 교체 사업에 집중 투자 중이라고 밝혔다.

광주시는 지난 2014~2016년까지 3년간 노후수도관 교체에 106억원을 투입했으나 2017~2019년까지 3년동안은 280억원 늘어난 390억원을 썼고, 내년부터는 예산을 더 늘려 조속히 정비를 마치겠다는 것이다.

2020년부터 수돗물 공급 전 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물 공급과정에 대한 실시간 감시를 위해 총사업비 350억원을 투입, 2021년까지 스마트관망관리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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