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 왕단 북송 과거제도 개혁한 명재상
2019년 10월 22일(화) 04:50

<초당대총장>

왕단(王旦, 957~1017)의 자는 자명(子明)이며 현재 산둥성 랴오칭시에 해당하는 대명 신현 출신이다. 북송 진종때 재상을 지낸 청렴한 명신이었다.

대신 왕호의 아들로 새벽에 출생한 까닭에 단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얼굴과 코가 비뚤어지고 목줄기가 튀어나와 외모가 변변치 않았다. 어린 시절 화산에 사는 도사가 그의 관상을 보고 “후일 크게 귀해질 상”이라고 평했다고 한다. 태평흥국 5년(980년) 진사에 급제해 관직에 나아갔다. 대리사평사를 거쳐 호남성 평강 현령이 되었다. 4년간 지방관으로 재직하면서 선정을 베풀어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징세를 담당하는 전운사 조창언이 그의 행적을 높이 사 사위로 삼았다. 984년 후난성 담주에서 일했는데 자사 하승구의 추천으로 저작좌랑으로 중앙에 복귀했다. 문원영화, 시류 등 문학 저작 편찬에 참여했다. 985년 통판을 거쳐 991년 지제고에 기용되었다. 이항은 그의 재능과 경륜을 높이 샀으며 전약수는 그를 재상감으로 주목했다.

997년 태종이 죽고 진종이 즉위하자 한림학사로 발탁되었고 인사와 문서를 관장하는 심관원과 통진은대봉박사 업무를 담당했다. 퇴직하는 전약수에게 진종이 좋은 관리를 추천해달라고 청했다. 전약수가 왕단이 덕과 명성을 가지고 있다고 답하니 황제는 그를 마음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1000년 급사중과 공부상서에 올랐으며 1001년 공부시랑과 부재상인 참지정사에 기용되었다. 이후 재상에 올랐다. 1004년 진종이 요나라 성종의 침략에 맞서 친정하자 황제를 수행했다.

재상으로서 과거제도를 개혁하였다. 1007년 과거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응시자 익명제를 지방 시험으로 확대했다. 1015년 등록원을 설립해 과거 관련 업무를 개선했다. 또한 관리 승진제도를 손질해 공정한 인사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했다. 그는 사람보는 안목이 뛰어나 유능한 관리를 많이 추천했는데 이적, 왕증, 장사손, 여이간 등은 후일 재상의 지위에 올랐다.

1008년 진종이 태산에서 하늘에 제사지내는 봉선(封禪)을 결정하고 그를 천서의장사, 봉선대례사로 임명해 봉사단송(封祀壇頌)을 짓도록 하였다.

북송과 동맹 관계인 당항족의 조덕명이 기근을 이유로 양식 100만석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100만석을 수도에 쌓아두고 조덕명으로 하여금 와서 가져가라 하십시오”라고 건의했다. 진종이 크게 기뻐하며 그대로 따랐다. 조덕명은 이 사실을 듣고 “북송의 조정에 인물이 있구나”라고 말했다. 요와의 ‘진연의 맹약’(1004) 이후 요나라는 약속된 세폐 이외에 별도의 물자를 빌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주청하기를 “약간의 재물로써 가볍게 처리해야만 할 것입니다.” 조정은 은과 비단 3만씩을 미리 지급하고 내년도 세폐 총액에서 공제할 것이라고 통보하니 요나라가 이를 받아들고 크게 부끄러워했다.

환관 유승규가 근실하고 충직해 진종의 신임을 받았다. 말년에 중병이 들어 죽음이 임박하자 절도사 자리를 청원하였다. 황제가 왕단에게 상의하니 답하기를 “차후에 누군가 요직인 추밀사 자리를 원하는 자가 있으면 어떡하시겠습니까?” 이 일을 계기로 이후 환관들의 품계가 정4품을 넘지 않았다. 구준은 왕단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어느 날 중서성이 안건을 추밀원에 이첩했는데 과거의 규정에 저촉되는 내용이 발견되자 추밀사 구준이 이를 문제 삼아 재상 왕단이 책망을 받았다. 얼마 후 추밀원에서 중서성으로 보내온 문건에도 규정위반 사실이 발견되었다. 그러나 왕단은 이 일을 불문에 부쳤다. 이 사실을 들은 구준이 심히 부끄러워 하였고 다음날 왕단을 만나 말하기를 “그처럼 큰 도량을 베풀어 주시니 참 고맙소이다.” 왕단은 대답하지 않았다.

1017년 가을 병이 위중해져 여러 차례 사직을 청하니 진종이 마지못해 허락하였다. 대신 재상의 녹봉을 주도록 했다. 환관을 보내 병세를 확인하고 약을 보내주었으나 61세로 죽었다. 진종은 3일간 조회를 파하고 직접 조문했다. 사후 태사, 위국공에 추증되고 문정(文正)이라는 시호를 받았다. 남송 이종 2년 소훈각 24 공신의 일원으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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