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봉준 밀고자 순창 출신 아니다”
순창군, 드라마 ‘녹두꽃’ 방영 관련 정정 요구
2019년 08월 16일(금) 04:50
120여년 전 외세와 탐관오리가 판을 치는 시기에 보국안민·제폭구민 기치로 일어선 전봉준(1855∼1895) 장군의 꿈을 꺾은 밀고자의 고향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7월 드라마 ‘녹두꽃’에서 “전봉준 장군을 밀고한 김경천의 고향이 순창이다”는 대사가 포함된 부분이 방영되면서다.

순창군은 당장, 발끈하고 나섰다.

순창군은 “밀고자로 알려진 ‘김경천의 고향이 정읍 덕천면’이라는 내용이 정읍군지, 갑오동학혁명사, 동학농민전쟁 연구자료집 등 검증된 연구 저서에 기록되어 있다”며 방영내용 정정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군은 또 드라마 홈페이지 내 김경천 소개 부분뿐 아니라 허위사실 내용을 바로잡기 위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을 요구하는 조정신청서를 냈다. 그렇다면 ‘밀고자’로 알려진 김경천의 고향은 어디일까. 또 김경천이 전봉준을 밀고한 건 맞는 걸까.

우선, 관군에게 밀리던 전봉준 장군이 1894년 말 순창군 피노리를 택한 것은 옛 부하 김경천이 이 마을에 살고 있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김경천은 전봉준이 고부 접주로 있을 때 집사 일을 보며 그를 도왔던 인물이다. 그러나 심약한 김경천은 현상금에 눈이 멀어 전봉준을 밀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간에서는 “전봉준이 ‘경천’(敬天)을 조심해야 한다”는 점괘가 나돌았다고 한다.

김경천은 이웃 마을에 사는 선비 한신현에게 전봉준의 거처를 알려줬고 전봉준은 몽둥이에 맞아 체포됐다고 전해진다. 김경천은 세상의 눈총과 보복이 두려워 마을을 떠났다고 한다.

순창군 쌍치면 피노마을에 세워진 ’전봉준 장군 피체(被逮) 유적비‘에는 ’정읍 출신 김경천의 밀고로 전봉준 장군이 체포된 곳‘이라고 적혀있다.

피체 유적비가 2005년 세워질 당시 정읍시민대책위는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인 정읍의 자긍심에 찬물을 끼얹는 처사”라며 순창군에 정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반면, 동학 연구가인 박맹수 원광대 총장의 판단은 다르다.

박 총장은 “당시 공식기록인 관찬 사료를 보면 김경천에 의해 전봉준 장군이 붙잡혔다는 내용이 전혀 없다”며 “기록에는 사인(士人) 한신현이 전봉준 장군을 체포했다고 돼 있다”고 말했다.

/순창=장양근 기자 j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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