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영 태영21병원 원장] 경미한 갑상선 기능 이상 꼭 치료해야 할까
2019년 04월 25일(목) 00:00
갑상선은 ‘아담의 애플’이라고 불리는 목 앞부분의 튀어나온 갑상선 연골 바로 밑에 위치하며, 나비 모양의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관이다.

보통 목안에 있는 편도선이나 임파선과 혼동하는 경우도 있는데, 갑상선은 목 안에 있는 게 아니고 목의 밖, 앞부분에 있다.

갑상선은 뇌하수체의 명령을 받아서 신체 발육 및 에너지 대사 조절을 한다. 그래서 갑상선 호르몬이 많아지면 대사 속도가 빨라져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되는데, 이 때는 땀 분비가 많아지고 잘 먹는데도 살이 빠지며, 심장이 빨리 뛰고 위장 운동도 빨라져 대변을 자주 보거나 설사를 한다. 손 떨림도 흔한 증상이다.

반대로 갑상선 호르몬이 적게 분비되면 대사 속도가 느려져 추위를 못 견디고, 식사를 많이 하지 않는데도 얼굴과 손발이 붓고 체중이 증가한다. 위장 운동이 느려져 변비가 발생하고 기억력도 감퇴된다.

이렇게 특이적인 증상을 호소하며 갑상선 클리닉을 찾아오기도 하지만 증상이 애매하여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즉 목이 부어서 주위 사람들의 지적을 받거나 혹은 이비인후과를 갔다가 갑상선 클리닉으로 가보라고 권유 받고 온 경우가 상당수다. 또한 건강 검진에서 갑상선 기능 이상으로 정밀 검사를 받기 위한 경우, 눈이 튀어 나왔거나 눈 언저리가 부어서 안과를 먼저 다녀 온 경우, 심지어 신경과민으로 정신 건강 의학과를 갔다가 갑상선 질환이 의심된다고 전원 되어 온 경우, 몸이 가려워서 피부과를 갔다가 온 경우 등이 있다.

특히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증상이 심하지 않고 애매한 경우가 많아서 건강 검진으로 갑상선 기능 저하가 의심돼 정밀 검사를 받으러 온 경우가 80% 정도 된다.

그렇다면 건강 검진 중에 우연히 발견된 경미한 갑상선 기능 이상이나 임신전 검사 때 발견된 기능 이상을 모두 치료해야 할까? 우선 이 기능 이상이 그 당시 몸 컨디션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인지, 혹은 원래 가지고 있는 하시모토나 그레이브스병에 의한 초기 변화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이는 혈액 검사를 통한 갑상선 호르몬 수치와 자가 항체 측정, 그리고 갑상선 초음파 또는 갑상선 스캔으로 구별할 수 있다. 만약 갑상선에 결절이 있는 경우에는 갑상선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가는 바늘로 세포를 흡인해 현미경으로 확인하는 세침 흡인 검사를 시행한다. 그래서 경미한 갑상선 기능 이상이 갑상선 염증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것이라면 굳이 치료할 필요 없이 주기적으로 관찰만 하면 된다.

한편 임신 전후로 갑상선 기능의 이상이 있다면 태아 발육과 IQ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산모에게 갑상선 기능은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그래서 임신 초기 갑상선 자극 호르몬 치를 2.5 uIU/mL 이하로 유지하도록 진료가 진행된다. 그러나 최근 임산부를 대상으로 진행된 몇 몇 연구에서 경미한 갑상선 기능 이상은 태아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이 때문에 지난 2017년에 미국갑상선학회에서는 임신 초기 갑상선 질환이 없는 산모에서는 갑상선 자극 호르몬치를 4.0 uIU/mL 이하로 유지해도 좋다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다만 여전히 하시모토 갑상선염이 있는 산모에서는 기존대로 갑상선 자극 호르몬치를 2.5 uIU/mL 이하로 유지하라고 권고하고 있기 때문에 임신과 출산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러한 사항을 숙지하여야 한다.

갑상선은 우리 주변에서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는 질환이다. 다행스럽게 갑상선 질환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려울 만큼 고통스러운 경우는 드물다. 그러므로 경미한 갑상선 기능 이상에 예민할 필요는 없다. 다만 방심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게 되고, 조금만 신경 쓰면 편하게 지낼 수 있는데 치료를 소홀히 해 여러 증상을 안고 지내는 경우도 많으므로 주기적인 관찰에 신경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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