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표차’ 추인 … ‘분열 위기’ 바른미래
의총서 선거제 개혁 패스트트랙 추인 재투표 끝 통과
누적된 갈등 폭발 … 유승민 “동지들과 당 진로 고민”
2019년 04월 24일(수) 00:00

23일 바른미래당 이혜훈(왼쪽부터), 유승민, 지상욱, 정병국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성사가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것인지 주목된다.

당장, 바른미래당이 일촉즉발의 ‘균열 위기’에 봉착했다. 23일 열린 의원총회는 당내의 분열상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결국 1표차로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합의안이 ‘아슬아슬하게’ 추인되면서 분열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패스트트랙 합의인을 둘러싼 찬반 입장차라기 보다는 그동안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지 못한 당내 계파들의 누적된 갈등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상황이다.

현재 바른미래당은 바른정당 출신의 유승민계와 국민의당 출신 안철수계, 그리고 민주평화당과 제3지대론을 주장하는 일부 호남 중진의원 등 3개 계파로 나뉜 상태다. 이언주 의원이 이날 오후 공식 탈당을 선언한 것이 앞으로 가속화될 당내 분화의 ‘전조’로 해석되는 기류다.

여기에 패스트트랙에 반대해 온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집단반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예사롭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 의원은 표결 처리를 강행한 김관영 원내대표를 향해 “의회주의의 폭거를 자행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특히 당의 공동창업주이면서 바른정당계를 이끌고 있는 유승민 의원은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의 의사결정도 이렇게 1표 차 표결로 해야 하는 현실에 굉장히 자괴감이 든다. 앞으로 당의 진로에 대해서 동지들과 함께 심각하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상황에 따라서는 유 의원을 비롯한 일부 바른정당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집단탈당’ 내지 ‘도미노 탈당’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원내 지도부의 패스트트랙 처리 방식과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진퇴 논란이 서로 맞물리면서 당내 리더십이 와해상태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출신 안철수계 인사들 중에서도 이날 합의안을 추인한 ‘과반 표결’ 방식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패스트트랙 여진은 당내 주요 기반인 안철수계로도 확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안 전 의원의 ‘메신저’ 역할을 하는 이태규 의원도 반대표를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안철수계 김철근 전 대변인은 “패스트트랙 추인은 원천 무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바른미래당의 분열 시기는 미지수다. 당분간 각 계파가 서로 당을 차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당을 확보해면 비례대표 의원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정계개편 협상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재정적 문제도 해결된다. 이에 따라 서로 당을 나가라는 이전투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악의 경우, ‘한 지붕 세 가족’ 구조가 추석 전까지 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민주평화당은 말을 아낀채 바른미래당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섣불리 대응하다가는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의 분열은 원내교섭단체의 변화 등 국회 역학 구도를 흔드는 것은 물론 제3지대론 형성을 통한 내년 총선 구도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평화당에서는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집단 탈당으로 바른미래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이 최선이라는 입장이다. 이 경우, 통합 신당은 원내 3당의 입지를 갖추면서 단기적으로 정치적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새로운 구도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의치 않을 경우, 바른미래당의 발전적 해체도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의원들이 자유롭게 정당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바른미래당 일부 호남 중진 의원들의 선도 탈당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지만 파급력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은 ‘여야 4당 대 한국당’ 구도를 내년 총선까지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한국당이 주도적으로 제기하는 ‘정권 심판론’을 무력화하고, 탄핵 연대 당시의 ‘적폐 청산’ 프레임을 상기시켜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감안하면 이같은 공조 구도가 계속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 연말까지 보수 결집의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이 제3지대에서 어떻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느냐가 정계 개편의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임동욱 기자 tu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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