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현의 문화카페] ‘2% 부족한’ 광주 국악상설공연
2019년 03월 06일(수) 00:00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진도향토문화회관에서는 신명난 국악 한마당이 펼쳐진다. ‘진도 토요민속여행’(토요민속여행)이다. 지난 1997년 첫선을 보였으니 햇수로 22년이나 됐다. 강산이 두번 바뀌는 동안 817회 공연에 34만 여 명이 다녀간 ‘스테디셀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의 별 전통자원’ 부문에도 선정됐다.

토요민속여행이 롱런할 수 있었던 비결은 ‘지역성’이다. 독특한 진도의 민속·민요를 알리기 위해 진도군과 진도군립민속예술단은 진도아리랑, 유명국악인 초청, 씻김굿, 다시래기 등 차별화된 공연을 선보였다. 특히 객석에서 수동적으로 감상하는 공연에서 벗어나 ‘진도아리랑 따라 부르기’, ‘강강술래 함께하기’ 등의 프로그램을 곁들여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진도군은 국내 유일의 민속문화예술특구다. 강강술래·남도들노래·씻김굿·다시래기·진도북놀이 등이 숨쉬고 있는 전통문화의 보고(寶庫)다. 토요민속여행이 수십 년간 관객의 마음을 사로 잡은 건 이런 진도 특유의 ‘색깔’을 오롯이 담고 있어서다.

전주문화재단의 마당창극 ‘변사또 생일잔치’와 한옥마을 마당놀이 ‘놀부가 떴다!’는 근래 부상하고 있는 상설공연의 신흥강자다. 매년 5월~10월까지 6개월 동안 무대에 오르는 두개의 공연은 전주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 사이에 유독 인기가 많다.

이들 공연의 특징은 전주의 판소리와 한옥을 접목시켜 문화관광콘텐츠로 개발한 창작물이라는 점이다. 평일에는 마당놀이, 주말에는 마당창극이라는 장르 공연을 진행해 관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은은한 달빛과 아름다운 한옥이 어우러져 전주한옥마을을 상징하는 전국구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민선 7기 광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국악상설공연이 지난 2일 광주 서구 광주공연마루(옛 세계광엑스포주제관)에서 첫선을 보였다. 지난해 8월 상설공연이 공론화된 이후 5개월 만이다. 국악상설공연에 대한 지역의 관심을 보여주듯 180여 개의 좌석은 전석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공연은 광주시립창극단의 ‘부채춤’을 시작으로 단막창극 심청가 중 ‘심봉사 황성 가는 길’, 가야금 병창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펼쳐졌다. 광주시는 오는 9일 국악단체 ‘창작국악단 도드리’, 16일 시립창극단, 23일 시립국악관현악단, 30일 ‘굿패 마루’ 등 8개 시립예술단의 콜라보와 지역단체들의 순번제 공연으로 무대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국악상설공연이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선 보완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광주에서만 볼 수 있는 지역성 확보다. 지금처럼 시립예술단의 갈라쇼나 예술단체의 레퍼토리 위주로 라인업을 짠다면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다. 다른 지역에서도 즐길 수 있는 보편적인 콘텐츠로는 일시적인 ‘버프’(buff)효과는 있을지언정 광주만의 ‘이야기’를 기대한 관객들의 마음을 지속적으로 얻기 힘들다. 진도나 전주에선 느낄 수 없는, ‘온리 원’(only one) 볼거리를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제작국장·문화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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