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범수·한준수 동성고 선후배 듀오 “안방은 내 차지”
2019년 02월 22일(금) 00:00
[김여울 기자 오키나와 캠프를 가다]
신범수 신중한 성격·야무진 타격 눈길
수비 집중…“기회 놓치지 않겠다”
한준수 낙천적 성격에 장타력 장점
“수비·공격에 갈수록 자신감 붙어”

KIA 타이거즈의 신범수(오른쪽)와 한준수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안방 싸움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 /오키나와=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혼돈의 안방 싸움에서 ‘동성고 듀오’ 신범수와 한준수가 기회를 노린다.

KIA 타이거즈의 스프링 캠프에서 가장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경쟁이 전개되고 있는 포지션은 포수다.

KIA는 2017년 김민식을 ‘우승 포수’로 해서 한승택으로 포수진을 꾸렸다. 지난 시즌에도 KIA의 주전 포수와 백업 포수는 김민식과 한승택이었다.

하지만 이번 캠프에서 두 선수는 대만에 칼을 갈고 있다. 한승택이 대만 캠프에서 시즌 준비를 시작했고, 오키나와에서 훈련을 해왔던 김민식은 지난 19일 대만으로 이동했다.

1·2번 포수의 이탈로 후배 포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함평에서 훈련을 해왔던 이진경이 포수진에 합류했지만 일단은 신범수·한준수 두 어린 선수의 경쟁 구도다.

두 사람은 동성고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선·후배 사이다. 신범수가 3학년 때 한준수가 1학년 신입생이었다. 동성고 시절 신범수와 한준수는 각각 ‘꼬마 포수’와 ‘대형포수’로 불리며 1학년 때부터 주목을 받았던 유망주였다.

신범수는 작은 체격이지만 야무진 타격 실력으로 1학년 때부터 동성고의 안방을 지켰다. 한준수도 신범수가 졸업한 뒤 팀의 주전 선수로 뛰면서 이름을 알렸다.

경쟁자이지만 누구보다 잘 아는 든든한 선후배는 프로에서 처음 함께 스프링캠프를 보내고 있다. 신범수는 입단 첫해인 2016년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참가했지만 지난해에는 ‘루키’ 한준수에게 기회가 돌아가면서 함께 하지 못했다.

방망이 실력은 두 선수 모두 좋은 평가를 받는다. 신범수는 지난해 1군 데뷔전에서도 인상적인 공격력을 과시하는 등 야무진 타격 실력을 보여줬다. 한준수도 이번 캠프를 통해 타격에 자신감을 키우고 있다.

팀이 0-8 영봉패를 당했던 지난 18일 히로시마전에서 9회 대타로 나와 안타를 기록한 한준수는 20일 요미우리전에서도 대타로 나와 2타점 2루타를 터트리며 박수를 받았다.

한준수는 “전에는 볼을 많이 보고 들어왔는데 쇼다 코치님께서 못 쳐도 되니까 자기 스윙하라고 하셨다. 초구부터 죽어도 되니까 자신 있게 돌리고 오라고 하셔서 적극적으로 하면서 삼진 먹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신범수는 재능있고 자신있는 공격보다는 수비에 초점을 맞추고 이번 캠프를 치르고 있다.

신범수는 “진짜 잘하려고 열심히 하고 있다. 수비 연습을 많이 하고 있는데 수비를 70% 비중으로 신경 쓰고 있다”고 언급했다.

수비가 중요한 포지션인 만큼 안방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수비가 우선이라는 게 신범수의 생각이다.

좋은 재능을 갖춘 두 사람의 성격은 전혀 다르다. 꼼꼼하고 진지한 신범수와 낙천적이고 여유 있는 한준수다.

한준수는 선배 신범수에 대해 “진지하다. 매사에 진짜 많이 진지하다. 그 부분이 장점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신범수는 “나보다 야구를 잘하는 것 같다. 여유도 많고, 그런 것에 대해서는 잘하는 것 같다”며 “준수는 낙천적이다. (나도) 성격을 바꾸면 좋겠다. 준수 같은 성격이 포수로서 좋은 것 같다”고 후배를 말했다.

기회의 캠프를 대하는 자세도 조금은 다르다.

한준수는 “지난해 캠프보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뀌었다. 꼭 해야겠다는 마음이다. 룸메이트였던 (김)민식 선배가 작년에는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생각한 게 있는지 준비 잘 해왔다고 칭찬도 해주셨다(웃음). 1년 1년씩 느끼는 것 같다. 매년 후배들이 들어오니까 자리를 뺏기면 안 된다는 걸 느꼈다”며 “점점 수비와 공격에서 자신감이 생긴다. 기회 주실 때 못하면 안 된다. 욕심 내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신범수는 ‘평정심’으로 기회를 잡겠다는 생각이다.

신범수는 “일본의 1군 선수들하고 경기하면서 성장하는 기분이다. 상대 국가대표 선수와 타석에 들어가서 인사도 하고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라면서도 “기회라고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욕심이 생기고 그만큼 안 됐을 때 실망할 수도 있는 만큼 최대한 신경 안 쓰고 내가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겠다”고 언급했다.

/오키나와=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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