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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과학은 권력과 전쟁에 부역했다
과학자는 전쟁에서…
마스카와 도시히데 지음
김범수 옮김

2017. 09.08. 00:00:00

북한의 ICBM 발사로 인한 핵 도발은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북한은 이제 뉴욕까지 타격이 가능한 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하게 됐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동북아 정세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핵개발과 핵도발은 유엔 결의안 위반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문제다.
불행하게도 20세기 과학은 권력과 전쟁에 부역했다. 지금까지 인류는 두 번의 세계전쟁을 치렀고, 많은 이들이 희생을 당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눈부신 과학을 이루기도 했다.
특히 1차 대전은 과학의 실험장이라 해도 될 만큼 온갖 살상무기들이 등장했다. 흔히 ‘과학에는 국경이 없지만 과학자에게는 조국이 있다’는 말이 있다. 군사과학에 힘을 보태는 과학자들을 비호하는 말이다. 과연 이대로 국력증강이라는 명복아래 정치가 좌지우지 하는 과학을 그대로 두는 것이 타당할까.
2008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나고야대학 특별교수 마스카와 도시히데가 발간한 ‘과학자는 전쟁에서 무엇을 했나’는 ‘노벨상 과학의 오용’과 ‘전쟁에 부역한 과학’을 반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책을 관통하는 기조는 ‘과학자이기 전에 시민이 되자’는 내용이다. 저자는 ‘정경유착’, ‘방산비리’, ‘논문조작’, ‘원전문제’ 등 고삐 풀린 현대 과학기술 행보에 일침을 가한다. 즉 저자는 전쟁에 동원된 과학기술과 과학자들의 이름을 나열하며 과학자들이 자성하지 않으면 전쟁의 무기로 동원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민간인 학살에 이용된 독가스 기술을 개발한 독일의 화학자 프리츠 하버는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가 개발한 독가스들은 후일 히틀러 손에 들어가 끔찍한 방법으로 사용됐다.
제2차 대전을 연합국 승리로 이끈 ‘맨해튼 프로젝트’는 4년간 총 20억 달러의 예산과 과학자 3000명이 동원해 원자폭탄을 개발하는 일이었다. 이 프로젝트에서 개발된 원폭 두 기가 일본에 투하됐다.
전 세계가 파괴성을 목격했고, 이후 과학자들은 자신들의 학문과 기술이 전쟁에 오용되지 않기 위해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노력은 별무효과였다. 베트남 전쟁에 또다시 과학자들이 동원된 것이다.
미국이 조직한 비밀 과학자 조직 제이슨(JASON)은 ‘어떻게 하면 미군의 희생을 줄이고 베트남 사람들을 살상할 수 있는지’ 같은 기술을 군부에 제공했다.
한편 제2차 대전에 사용된 핵무기 위력에 놀란 과학자들은 자성의 메시지를 내놓기 시작했다. 아인슈타인을 중심으로 모인 세계 석학들은 자신들의 연구를 전쟁에 사용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했다. 동과 서, 양 진영 과학자들이 모여 핵무기로 인류가 입을 재앙에 대해 함께 논의했다.
저자는 핵탄두 개수로 강대국들이 힘의 균형을 맞추던 냉전시대는 끝났다고 한다. 또한 원자력은 군사과학과 관련된 모든 문제의 축소판이라고 본다. 그의 바람은 ‘과학이 수천 년에 걸쳐 지혜를 쌓아온 것처럼 인류가 평화를 좇는 발걸음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에 놓여 있다.
〈동아시아·9500원〉
/ 박성천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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