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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정호 보해 홍보팀장] ‘택시운전사’ 옥에 티

2017. 08.18. 00:00:00

영화 ‘택시운전사’가 연일 화제다. 이 영화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을 외부인의 시선으로 다뤄 개봉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송강호가 주연을 맡아 언론의 주목과 기대도 컸다. 문재인 대통령과 힌츠페터 기자의 부인도 직접 관람하며 성원을 보냈다. 단시일 내에 900만명 돌파 소식도 들린다.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영화를 관람했다. 철없던 중학교 때 기억을 떠올리며 시대의 아픔을 함께 했다. 참으로 고마운 영화이자 시대의 아픔을 전국화 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 같아 눈물 나오도록 감사를 드리고 싶은 영화다.
하지만 직업은 못 속인다고 주류회사 직원 입장에선 옥에 티도 보인다. 함께했던 광주시민으로서 본의 아닌 왜곡된 사실도 발견된다. 영화속 ‘술’에 관련된 소품에 대한 얘기다.
관심 없는 이들에게는 작은 사실이고, 어찌 보면 극의 전체적 흐름에서는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다. 1980년 광주·순천지역에서 마시던 소주는 보해소주였다. 이것은 팩트다.
그런데 영화 속에는 타사 제품이 등장한다. 타사의 상표를 드러내며 영화의 몰입(?)을 방해한다. 그 당시 보해소주는 광주·전남에서 점유율이 90%가 넘던 지역을 대표하는 소주였다.
지역민의 사랑 속에 동네 구석구석에서 흔하게 마시던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전국적인 소주 출고량도 10%가 넘었다. 민감한 소재와 사소한 것까지 정치적인 이슈가 될 수 밖에 없는 광주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사실을 영화로 표현하는데 있어 아쉬운 장면이었다.
또한 소주 관련 소품도 사실과 다른 장면이 자주 보인다. 플라스틱 소주상자와 부착물이 그 예이다. 플라스틱 소주상자는 작업능률과 파손방지 등을 이유로 1979년 나무 상자에서 40병입 플라스틱상자로 바뀌었다. 하지만 영화 속 플라스틱 소주상자는 최근에 사용하는 모델을 사용하고 있었다.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해당 소주 회사에 제품에 관한 문의나 사전 조율이 있었어야 했다. 이것은 술이 단순히 먹고 마시는 차원의 식음료가 아니라, 일상에서 기쁨과 슬픔을 나누고 지역의 정서까지 대변하는 문화라는 측면에서 봤을 땐 안이한 대응이고 사회적 사실의 왜곡이다.
아시다시피 1980년 5·18 이후로 호남은 한과 차별의 소용돌이 속에 지역적 암흑기를 맞았다. 정치적 핍박과 경제적 낙후 속에 문화의 정체, 사회적 차별을 겪어야 했다. 그 설움과 분노를 해태 타이거즈 야구를 보고 보해소주를 마셔가며 목포의 눈물을 열창했었던 과거의 기억이 아직도 선연하다. 왜곡된 지역의 편견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광주를 대한민국 민주화의 성지라고들 얘기한다. 그 민주화의 성지에서 보해소주가 수 많은 젊은 이들과 민주시민들과 시대적 아픔을 함께하며 고단한 삶을 위로했던, 그 시대의 산 증인이었다는 사실에 대해 공감해 주었으면 한다. 공감한다면 앞으로도 그러한 시대적 공감은 계속 되었으면 한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준 건 작은 에피소드에 감정이입하고, 그 시절 사용하던 소품들에 대한 리얼한 공감이 큰 원인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상기한다면 5·18과 같은 역사적 사실을 영화화 하는데 있어 영화 속의 소품들도 좀 더 관심을 갖고, 사실적 표현이 됐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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