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눈덩이 적자 못 버텨…대중교통 요금 인상 나선다
2026년 03월 12일(목) 19:10
유가 인상·인건비 상승·준공영제에 매년 1400억원 적자 ‘늪’
지하철, 승객 태울수록 적자 쌓이는 모순…요금 현실화 추진

광주시청 전경

광주시가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요금 인상이라는 카드를 꺼내 든 배경에는 턱밑까지 차오른 재정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유가 급등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운송 원가는 매년 치솟는 반면, 요금은 10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시의 재정 여력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한계 상황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12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내버스 준공영제 적자를 메우기 위해 시가 투입하는 세금은 지난해 기준 1400억원 규모다.

최근 10년 동안 버스 운전원 인건비가 연평균 3.56%씩 꾸준히 올랐고, 부품값과 유류비 등 물가 상승 요인이 겹치면서 전체적인 운영 원가는 가파른 곡선을 그렸다.

지하철의 운영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광주교통공사의 1인당 표준 운송 원가는 7000원대에 달하지만, 승객들이 내는 요금은 교통카드 기준 1250원에 불과하다.

승객을 태우면 태울수록 막대한 적자가 쌓이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 행정안전부 등의 경영 평가에서 불이익을 우려하는 공사 입장에서는 요금 현실화가 생존의 문제와 직결된다.

실제 광주의 대중교통 요금은 오랜 기간 동결 상태였다.

1992년 210원이었던 일반 시내버스 요금은 2006년 1000원, 2011년 1200원, 2016년 1400원(현금 기준)으로 올랐다.

도시철도 역시 2004년 개통 당시 700원이었던 요금이 2016년 1400원(현금 기준)으로 지속 인상됐다. 하지만 이후 10년 가까이 동결됐다.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도 인상의 주요 명분이다. 서울과 인천, 대구, 대전 등 대다수 특·광역시 대중교통 기본요금은 1500원 선에 맞춰져 있다.

부산의 경우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요금을 각각 1550원으로 올려 운영 중이다.

시민들 역시 인상 필요성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시가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2.2%가 1500원 요금이 적절하다고 답했다.

문제는 얼어붙은 서민 경제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공공요금이 줄줄이 오르면서 시민들이 느끼는 물가 부담은 한계치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시는 지난해 10월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4300원에서 4800원으로 500원 올렸고, 9월에는 도시가스 소매요금도 소폭 인상했다.

서민의 발인 대중교통 요금마저 오를 경우 취약계층의 이동권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민 고충을 고려해 요금 인상 절차를 중단하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종욱 진보당 전남광주특별시장 후보(민주노총 광주본부장)는 최근 입장을 내고 “눈 앞 적자를 메우기 위한 주먹구구식 요금 인상 정책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후보는 현재 전남도내 22개 시군 중 14곳이 청소년 100원 버스나 무료 요금제를 운영 중인 점을 강조했다.

양 지역의 대중교통 여건이 상이한데도 불구하고 오는 7월 특별시 출범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성급하게 요금을 인상하는 것은 행정력 낭비라는 지적이다.

그는 대안으로 전남광주 통합교통공사를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 지하철과 버스뿐만 아니라 도서 지역을 오가는 여객선까지 하나의 범주로 묶어 공공 주도로 요금과 서비스를 관리 감독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버스 노선 결정 권한을 수익성 중심의 회사에서 시민으로 넘기는 참여 구조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배차 간격이 긴 외곽 노선 이용자들을 배려해 환승 유효 시간을 1시간으로 연장하는 방안도 덧붙였다.

나아가 교통 약자부터 순차적으로 무상 대중교통을 전면 도입해 보편적인 이동권을 보장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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