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철렁’ 여객선 좌초사고 안전인식 계기로
2025년 11월 24일(월) 00:20
지난 19일 밤 신안 무인도로 돌진한 여객선 좌초사고는 잠시나마 세월호의 악몽을 떠올리게 했다. 좌초부터 승선원 267명이 모두 구조되기까지 5시간 동안 국민들은 11년 전 세월호 참사의 악몽을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행해사가 자동항법 장치에 의존해 휴대폰을 보느라 수동 변침을 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다니 세월호 이후에도 안전불감증이 어느 정도인지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고였다. 경찰은 1등 항해사와 조타수를 중과실치상 혐의로 구속한데 이어 선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할 정도로 신속하게 사법처리에 나서고 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지만 철저한 수사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단순히 항해사 등 선박 관계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관제센터도 3분 가량 여객선의 항로 이탈을 인지하지 못했고 사고 소식을 전해 들은 후에야 알았다는 보도가 나오는 것을 보면 총체적인 안전불감증이 사고로 이어졌다고 할 것이다.

신안과 진도 등 전남 서남해안은 섬들이 많고 조류도 빨라 언제든지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다. 그런데도 항해사는 항로 이탈 알람 기능을 꺼놓고 휴대폰으로 뉴스를 보고 관제센터는 선박의 이동 경로에서 눈을 뗐으니 참사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일 정도다.

사고 여객선의 찌그러진 선수는 충돌의 위력을 그대로 보여준다. 좌초 위치가 뭍에 가까웠으니 다행이지 해상이었다면 어찌했을까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경찰 등 관계당국은 사고 원인은 물론 선박과 관제기관과의 소통 시스템 확인 등 선박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전반적인 점검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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