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 대신 ‘닥공’… KIA 김건국 ‘숙제를 풀다’
2025년 07월 03일(목) 10:30
SSG전 4.1이닝 4피안타 2실점
공격적 피칭으로 선발 임무 완수
“후배들 위해 많은 이닝 던질 것”
이범호 감독 “6일 롯데전 고민”

KIA 타이거즈 투수 최고참 김건국이 공격적인 피칭으로 대체 선발 임무를 완수하며 마운드 고민을 덜어줬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투수 최고참 김건국의 도전은 계속된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1일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역전극을 펼치면서 3-2 승리를 거뒀다. 마무리 정해영이 경기를 마무리하는 아웃카운트를 잡아내자 김건국은 누구보다 밝은 표정으로 승리를 기뻐했다.

김건국은 이날 선발로 나와 4.1이닝 4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5회는 마무리하지 못했지만 제임스 네일의 대체 선발 임무를 완수했다. 그리고 팀은 5회 2사 만루에서 나온 오선우의 2타점 적시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7회 고종욱의 결승타로 3-2 승리를 거뒀다.

김건국이 최대한 마운드에서 버텨주면서 이어나온 최지민-전상현-조상우-정해영이 무실점으로 남은 이닝을 책임졌다.

김건국은 “공격적으로 승부하려고 했다. 완벽하게 던져야지만 타자들이 칠 수 없을 것 같다는 불안감이 있었는데 공격적으로 들어갔더니 아웃이 되고 잘 풀어져 갔다. 최대한 많은 스트라이크로 상대를 잡아내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해결됐다”며 “아무리 야구를 오래 해도 어려운데 그 숙제를 푼 것 같다”고 말했다.

투수 최고참 김건국의 공격적인 피칭에는 후배들에 대한 마음도 있었다.

김건국은 “불펜들이 힘들어해서 최대한 할 수 있는 것은 하자는 생각이었다. 점수를 주더라도 공격적으로 하면서 볼넷 안 주고 빠른 카운트 안에 잡아내자고 했는데 주효했다”며 “앞선 키움전 등판에서는 어설프게 힘 빼고 던지면 안 될 것 같아서 1구부터 50구까지 힘을 하나도 안 뺐다. 이번에는 감독님, 코치님도 ‘5이닝 안되겠냐?’고 하셨다(웃음). 완급조절을 하면서 공격적으로 힘 빼고 던졌는데 생각보다 스피드 차이도 없었다. 공격적으로 들어가니까 타자도 당황하고 그런 게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선발진의 체력관리가 필요했던 시점에 자리를 지켜준 김건국의 활약이 반가운 KIA. 김건국도 다시 찾아온 기회가 반갑다. 김건국은 지난 5월 18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타구에 종아리를 맞으면서 엔트리에서 말소됐었다.

김건국은 “그때는 진짜 너무 아쉬웠다. 자신감을 많이 찾은 상태였고 힘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양의지라는 대단한 타자를 삼진 잡을 수 있는 구위가 된다라는 생각으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며 “사실 한 순간이다, 사람들한테 잊히고, 떨어지는 게 순간이라서 부상이 아쉬웠지만 ‘할 것은 하자’는 생각으로 베테랑으로서 준비했던 과정이 결과를 얻었다. 갑자기 선발이라는 기회도 찾아왔다. 이닝을 더 많이 가져가서 어린 선수들이 불편한 상황에 안 올라오게 하게끔 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고 밝혔다.

자신이 등판한 경기에서 팀이 승리하는 게 김건국의 또 다른 간절한 바람이다.

김건국은 “동료들이 4~5이닝은 던져주라고 부탁을 했었는데 그 약속은 80% 정도는 지킨 것 같다. 내가 던지는 것도 던지는 거지만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다. 현종이도 고민했고, 나도 고민하는 게 내가 못 던져도 되지만 팀이 이겨야 된다는 것이다. 팀 승리에 대한 욕심이 크다. 0-2로 뒤진 상태에서 내려왔지만 팀이 이겨줘서 후배들에게 고맙고, 다행이다”라며 웃었다.

부상에서 복귀한 김건국이 안정감 있는 활약을 해주면서 이범호 감독은 마운드 운영에 큰 힘을 얻게 됐다.

이범호 감독은 “노경은 선수의 느낌이 있다. 어릴 때 많이 안 던졌다. 팔을 많이 사용 안 해서 스피드가 149까지 나온다. 국내 우투수 중에서도 좋은 구위를 가지고 있다. 40살 넘어가도 구위를 가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범호 감독은 팀 상황을 고려해 6일 롯데전 선발로 투입하거나 불펜에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자원으로 김건국을 활용할 방침이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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