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 형식으로 만나는 미하일 포킨의 주요 안무 다섯 편
2025년 02월 15일(토) 15:35
광주시립발레단 ‘Voice of spring’ 3월 21~22일 광주예술의전당
‘폴로비츠인의 춤’, ‘불새’, ‘레 실피드’ 등 하이라이트 중심 선봬

작년 광주시립발레단이 ‘Voice of spring’을 오는 3월 21~22일 빛고을 시민문화관에서 펼친다. 작년 광주예술의전당 커튼콜에서 인사하는 출연진 모습. <광주일보 자료>

발레리나 안나 파블로바를 비롯해 작곡가 드뷔시, 라벨이 거쳐 간 ‘발레 뤼스(Ballet Russes)’는 20세기 발레 중흥을 이끈 단체다. 발레 뤼스는 서유럽에 러시아 무용의 생동감을 전달해 반향을 일으켰고, 당대 영향력 있는 발레단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발레 뤼스가 기치로 내걸었던 예술 정신은 오늘날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아방가르드한 표현과 도전적인 발레 형식은 현대 안무가들의 컨템퍼러리 미학과도 맞물린다.

광주시립발레단이 발레 뤼스와 18세기 지성의 산실 ‘살롱’을 접목한 테마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총 다섯 작품의 주요 대목을 만나는 갈라 공연 ‘Voice of spring’이 오는 3월 21일(오후 7시 30분), 22일(오후 3시, 7시) 빛고을 시민문화관 무대에 오른다.

먼저 ‘장미의 정’은 꿈속에서 장미의 ‘정(요정)’을 만나 화려한 왈츠를 추는 내용을 형상화한다. 무도회에서 돌아온 소녀가 무아지경의 안무를 펼친 뒤 현실로 회귀하는 모습을 몸의 언어로 표현하는 작품이다. 장미의 정 역은 이상규·홍석형이 맡으며 소녀 역에 성하림·김민송 무용수가 출연할 계획이다.

두 번째 작품 ‘세헤라자데’는 아라비아 왕국의 술탄 샤리알과 애촙 소베이다의 관계를 그린다. 어느 날 샤리엘의 동생 샤크헤즈만이 첩들을 시험하기로 결심하고, 황금노예를 통해 그들을 유혹하는 내용. 유혹과 배신이 깃든 무도 끝에 소베이다가 목숨을 끊는 비극이지만, 아름다운 황금빛 춤만큼은 관객을 현혹시키기 충분하다.(황금노예 역에 보그단·이기행, 소베이다 역에 김소영·황유정)

이어지는 ‘폴로비츠인의 춤’은 러시아 건국기인 12세기 노브고로드의 공작 이고르가 남방 초원지대 유목민을 정벌하려다 포로로 잡힌 뒤 탈출하는 이야기다. 서사적이면서도 서정적인 오페라 원작 ‘프린스 이고르’ 중 하이라이트(2막)를 형상화했으며, 이고르를 위로하기 위해 타타르 콘차크 추장이 마련한 가무 잔치 장면을 볼 수 있다.

호방한 전사들의 춤, 역동적인 음악과 어우러지는 춤사위는 관전 포인트다. 주역에 임예섭·하승수, 김희현·허대청 페어가 관객을 만나며 솔리스트 김주현·김도영·심재웅 등이 함께할 예정. 석가영 외 13인이 펼치는 앙상블 군무도 볼 수 있다.

광주시립발레단 ‘Voice of spring with Russes’
아울러 마왕 카스체이의 나라에 도착한 이반 왕자의 모험기를 그린 ‘불새’는 왕자가 불새 한 마리를 손에 잡은 뒤 풀어주면서 선물 받은 황금꽁지깃에서 시작되는 작품이다. 이반은 깃털의 힘으로 마왕을 물리치고 석화됐던 사람들을 되살린 뒤, 사랑하는 여인과 혼인한다.

이날 공연에서는 불새와 이반 왕자가 처음 조우하는 대목을 그린다. 불새 역에 강민지·공유민 발레리나가, 왕자(이반사례비치) 역에 우건희·허요완 발레리노가 무대에 올라 이인무 파드되를 선사한다.

대미는 ‘공기의 정령’이라는 의미를 가진 ‘레 실피드’가 장식할 예정이다.

쇼팽의 짧은 피아노곡들로 구성됐기에 초기에는 ‘쇼피니아나’로도 불렸으며 앙상블, 솔로, 듀엣으로 구성돼 있다. 달빛이 비치는 숲속을 배경으로 총 4명의 주역이 포즈를 잡은 뒤, 우아한 춤사위를 중심으로 다양한 동작이 펼쳐진다. 강은혜·박범수, 강민지·우건희가 주역을 맡으며 공유민, 김민송 등이 솔리스트로 무대를 채운다.

작품은 짧게 8분(‘불새’)에서 길게 25분(‘레 실피드’) 등 하이라이트 위주로 편성했다. 총연출 및 예술감독은 박경숙이 맡았으며 공연 초입과 중반에 해설도 진행할 예정.

박경숙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은 발레 뤼스의 제1기에 해당하는 레퍼토리로 미하일 포킨이 안무한 작품으로 구성했다”며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생동감과 봄을 여는 음악으로 올해 발레단의 ‘첫 공연’을 장식할 수 있어 기쁜 마음이다”고 했다.

전석 2만 원, 티켓링크 예매(초등학생 이상 관람 가).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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