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자연, 문명과 생명의 관계를 상징적 언어로 형상화
2025년 01월 20일(월) 11:30 가가
정영주 시인 시집 ‘달에서 모일까요’ 펴내
물질문명이 고도화된 현대사회는 무한질주를 반복하고 있다.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다. 맹렬한 속도로 내달리는 문명이 마지막으로 도달할 지점은 어디일까.
정영주 시인은 인간과 자연, 문명과 생명의 관계를 특유의 상징적 언어로 형상화한다. 이번에 펴낸 시집 ‘달에서 모일까요’(상상인)은 인간이 서야 할 자리에 성찰과 깊은 고민을 담고 있다.
“…더구나 숙주인 인간들, 제발 지구에서 떠나라고/ 강과 산이 피켓을 들었다는데/ 누가 시위를 부추기는 건지/ 태초의 계약이 부재여서/ 오염된 공기를 어디서 세척해야/ 다시 자연과 재계약할 수 있을까요/ 나라마다 죽음을 관장 못 하니/ 으 으 우 아 아 ~~/ 전염의 공포!/ 담론만 폭발인지/ 달에서 모여 회의라도 하시지요, 지구인들!…”
위 시 ‘달에서 모일까요’는 시집의 전체 맥락을 관통하는 표제시다.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이 가져온 파괴의 현실을 비유적으로 그렸다. 회복이 어려운 불능의 상황, 불모의 경지로 내몰린 기술 문명의 폐해가 오롯이 담겼다.
그러나 이를 풀어내는 방식은 무겁거나 심각하지 않다. 가볍게 스케치하듯 세상의 단면들을 보여주며 위기에 처한 지구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고 시작(詩作)의 효과를 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인의 역량이 가늠된다.
황정산 평론가는 해설에서 “그의 시들은 이 납작해진 우리의 삶에 생명을 부여하여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 안간힘이다. 사람들이 삶의 공간에서 밀어내거나 잊어버린 자연물들을 떠올리고 그것에 깃든 정령들을 다시 불러낸다”고 평한다.
한편 정 시인은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시집 ‘아버지의 도시’, ‘말향고래’ 등을 펴냈으며 단국대 문예창작과 박사를 졸업했다. 조선대, 광주대, 초당대 등에서 강사를 역임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정영주 시인은 인간과 자연, 문명과 생명의 관계를 특유의 상징적 언어로 형상화한다. 이번에 펴낸 시집 ‘달에서 모일까요’(상상인)은 인간이 서야 할 자리에 성찰과 깊은 고민을 담고 있다.
위 시 ‘달에서 모일까요’는 시집의 전체 맥락을 관통하는 표제시다.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이 가져온 파괴의 현실을 비유적으로 그렸다. 회복이 어려운 불능의 상황, 불모의 경지로 내몰린 기술 문명의 폐해가 오롯이 담겼다.
한편 정 시인은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시집 ‘아버지의 도시’, ‘말향고래’ 등을 펴냈으며 단국대 문예창작과 박사를 졸업했다. 조선대, 광주대, 초당대 등에서 강사를 역임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