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이로운 은행, ‘타임뱅크’
2025년 01월 05일(일) 13:40 가가
‘의사의 1시간은 나의 1시간과 같다’
“꽃을 심어놓으니까 음식물, 쓰레기 같은 것들이 사라지더라고요. 지금은요 동네가 굉장히 맑아졌습니다.”
광주시 광산구 하남종합사회복지관의 ‘하남살롱’에서 활동하는 김명옥(58) 씨가 한 말이다.
광주에서 타임뱅크의 가치를 실천하는 곳이 있다. 바로 하남살롱이다.
시간을 저장하는 은행이라는 뜻을 가진 타임뱅크는 봉사한 시간을 저축해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때 찾아 쓰거나 기부할 수 있도록 한 일련의 체계를 말한다.
하남살롱은 하남주공아파트 내에 자리하고 있다. 하남주공아파트는 총 1878세대, 그중 1인 가구가 1261세대에 달한다. 하남주공아파트 전체 2013명 중 65세 이상 어르신(고령인구)의 비율은 약 43%(882명)로 하남마을은 ‘초고령 사회의 축소판’이다.
‘돌봄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많은 하남마을에는 노인맞춤복지나 건강활동지원 등 다양한 사회복지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하남종합사회복지관은 식사 한 끼 제대로 차려 먹을 수 없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을 위해 ‘한솥밥’이라는 식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점심 식사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만 70세 이상, 140명 한정’이라는 조건이 있다. 식사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정부 보조금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 복지관 관계자는 결국 식사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어르신도 많다고 전했다.
하남마을에는 정부 주도의 돌봄 서비스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남마을의 ‘홍반장’으로 통하는 김명옥 씨는 10년 전 하남주공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김 씨는 하남마을에 처음 이사를 왔을 때를 떠올리며 “동네에 쓰레기밖에 없어 냄새나고 삭막했다”며 “마을이 깨끗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에 단지에 꽃을 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화단 가꾸기뿐만 아니라 이웃집 수리나 고장 난 물건을 고쳐주는 등 마을의 일이라면 대가 없이 발 벗고 나선다.
“명옥 선생님처럼 마을과 이웃을 위해 본인의 시간을 나누는 분을 보며 돌봄의 새로운 유형을 발견했다”는 유경숙(52) 관장은 ‘시간과 쓸모를 나누다’라는 슬로건 아래 올해부터 광주에서 ‘하남살롱’을 시작했다.
하남살롱은 타임뱅크의 가치에 동참해 본인이 나눌 수 있는 쓸모(재능)를 나누는 공예, 오란다 만들기, 민화 그리기 등의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시간은행 통장을 운영한다.
하남살롱은 지난해 오전 7시 타임뱅크 학습 모임을 시작으로 광주를 대표하는 타임뱅크로써 문을 열었다.
이곳의 취지는 서로를 돕고 돌보며 시간을 나누는 과정에서 하남마을이 자생하는 것이다.
유 관장은 “김 씨와 같은 활동가를 마을에서 잘 찾아내는 게 사회복지사의 역할이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훈 하남살롱 담당자는 “시간은 동등하다는 타임뱅크의 가치 아래 사람은 동등한 존재고 서로 나누는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하며 “타임뱅크는 한 마디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글·사진=김다예 대학생 기자
/정리=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광주시 광산구 하남종합사회복지관의 ‘하남살롱’에서 활동하는 김명옥(58) 씨가 한 말이다.
광주에서 타임뱅크의 가치를 실천하는 곳이 있다. 바로 하남살롱이다.
하남살롱은 하남주공아파트 내에 자리하고 있다. 하남주공아파트는 총 1878세대, 그중 1인 가구가 1261세대에 달한다. 하남주공아파트 전체 2013명 중 65세 이상 어르신(고령인구)의 비율은 약 43%(882명)로 하남마을은 ‘초고령 사회의 축소판’이다.
‘돌봄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많은 하남마을에는 노인맞춤복지나 건강활동지원 등 다양한 사회복지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하남종합사회복지관은 식사 한 끼 제대로 차려 먹을 수 없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을 위해 ‘한솥밥’이라는 식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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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마을의 ‘홍반장’ 김명옥 씨가 그가 가꾼 화단 앞에 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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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살롱. |
하남살롱은 타임뱅크의 가치에 동참해 본인이 나눌 수 있는 쓸모(재능)를 나누는 공예, 오란다 만들기, 민화 그리기 등의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시간은행 통장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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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살롱 활동 사진 및 시간은행 통장 |
이곳의 취지는 서로를 돕고 돌보며 시간을 나누는 과정에서 하남마을이 자생하는 것이다.
유 관장은 “김 씨와 같은 활동가를 마을에서 잘 찾아내는 게 사회복지사의 역할이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훈 하남살롱 담당자는 “시간은 동등하다는 타임뱅크의 가치 아래 사람은 동등한 존재고 서로 나누는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하며 “타임뱅크는 한 마디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글·사진=김다예 대학생 기자
/정리=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