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분투 광주FC ‘광주다운 축구’ 보여줬다
2024년 12월 04일(수) 20:20
상하이 하이강과 아챔리그 1-1
동아시아 2위…16강은 미뤄져
이정효 감독 “아쉬움 많이 남아
내년 더 좋은 선수 영입해야”

지난 3일 상하이 푸둥 스타디움에서 열린 광주FC와 상하이포트FC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리그 스테이지 6차전에서 광주FC 허율이 득점에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뭐라고 이야기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화가 난다”며 광주FC 이정효 감독이 2024시즌 마지막 경기 소감을 밝혔다.

광주는 지난 3일 상하이 푸둥 스타디움에서 열린 상하이 하이강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리그(ACLE) 스테이지 6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번 경기를 끝으로 ACLE 올 시즌 일정을 마무리한 광주는 4승 1무 1패(승점 13)의 성적으로 동아시아그룹 2위 자리는 지켰다. 하지만 퇴장 호재 속 리드를 지키지 못하면서 16강 진출은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이정효 감독이 “경기에서 이기지 못해 화가 난다. 꼭 이겼어야 하는 경기였다”고 언급할 정도로 아쉬운 무승부였다.

이날 광주는 경기 시작 2분 만에 터진 조성권의 슈팅을 시작으로 전반부터 상하이 하이강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그리고 전반 37분에는 기다렸던 골도 나왔다.

앞선 상하이 선화와의 홈경기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이며 아사니의 골을 도왔던 허율이 주인공이 됐다.

상대의 실수로 공을 낚아채면서 전개된 공격, 공을 보유한 허율이 박스 지역에서 상대 수비진에 봉쇄됐다. 허율은 상대 압박에 균형을 잃고 넘어졌지만, 놀라운 집중력으로 오른발 슈팅까지 연결하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선취골로 분위기를 가져온 광주는 후반 5분 만에 상대의 퇴장이라는 호재도 맞았다.

상하이 하이강 웨이 전과의 몸싸움 과정에서 신창무가 그라운드로 넘어졌다. 이후 웨이 전이 발로 신창무의 얼굴을 가격하면서 출혈이 발생했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을 거쳐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광주의 일방적인 공세에 마음 급해진 상하이 하이강 선수들이 위험한 반칙을 이어갔고, 양 팀 벤치가 충돌하는 장면도 나왔다.

거칠게 전개된 후반전, 광주는 아쉽게 추가골 사냥에 실패했다.

오히려 후반 28분 김진호가 박스 지역에서 파울을 기록하면서 상하이 하이강에 페널티킥 주어졌다. 페널티킥을 얻어낸 오스카르가 직접 키커로 나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골을 기록했다.

이후 두 팀은 승리를 위한 공방전을 이어갔지만 경기는 그대로 1-1 무승부로 끝났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면 광주는 남은 두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6강을 확정할 수 있었다.

그만큼 구단 재정 건전화와 광주시의회의 예산 삭감 등 악재를 딛고 달려왔던 이정효 감독에게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 시즌 최종전이 됐다.

이정효 감독은 “소극적인 플레이를 했다. 더 강하게 밀어붙여야 했다. 안일하게 플레이한 것은 아니었지만 소극적으로 경기를 진행한 게 아쉽다”며 “우리가 가진 스쿼드를 봤을 때 전반에 뛰는 선수와 후반에 교체로 투입된 선수들을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내년 시즌에 더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지 않는다면 ACLE 16강, 8강에 진출하더라도 우리 구단은 어려울 것이다”고 현실적인 한계를 이야기했다.

한계에도 광주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보여준 이정효 감독은 혼신의 시즌을 보낸 선수들과 ‘12번째 선수’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힘든 시즌을 치렀지만 선수들은 칭찬해 주고 싶고 정말 열심히 했다고 말하고 싶다. 이번 경기도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로만 경기를 치르면서 대등한 경기를 치른 점에 대해 선수들을 칭찬해 주고 싶다”며 “중국 원정 경기까지 와서 응원해 주신 팬들에게 감사하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여러 악재에도 K리그1 잔류에 성공한 광주는 ACLE에서는 ‘광주다운 축구’를 선보이면서 놀라운 2위로 2024시즌을 마감했다.

광주는 내년 2월 11일 산둥 타이샨(중국)과의 원정경기에 이어 2월 18일 홈에서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과의 홈경기를 갖고 ACLE 리그 스테이지 일정을 마무리한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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