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끝 날의 요리사 -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2024년 08월 23일(금) 16:00
그가 쓴 소설 제목을 보면 늘 독특하다. 제목 뿐만 아니라 소재도 기발하다. 133개국에서 1100만 부 판매를 기록한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저자 요나스 요나손 이야기다.

이 시대 최고의 코미디 작가로 불리는 요나스 요나손이 여섯 번째 장편소설 ‘지구 끝 날의 요리사’를 들고 돌아왔다. 현실의 문제들을 가차없이 풍자하면서도 사랑스럽고 귀여운 인물들을 통해 커다란 웃음을 선사하는 요나손 특유의 유머가 담겨 있다.

유년 시절부터 늘 ‘멍청이’라고 불려왔던 요한은 유일한 가족인 형이 로마로 떠나며 남긴 캠핑카를 타고 캠핑장으로 향한다. 운전에 서툰 요한은 캠핑장에 있던 예언가 페트라의 캐러밴을 쳐서 비탈길로 굴러 떨어지게 만든다. 페트라 자신이 예언한 종말이 12일 남은 시점, 더 이상 사는 게 의미가 없어졌다고 생각하던 순간이었다.

요한에게는 남다른 재능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끝내주는 요리 실력이었다. 요한이 만든 음식을 먹으며 얘기를 나누던 둘은 즉흥적인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궁지에 몰린 요한과 페트라를 도와준 앙네스까지 합류하고 세 사람은 이탈리아에서 오바마와 반기문을 만나고, 아프리카 최악의 부패 국가인 콘도르스에서는 철창 신세를 지게 된다.

작품 속 또 다른 매력은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이야기와 일어날 법한 이야기, 실제로 일어났던 이야기가 뒤섞이며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전개된다는 점이다.

요나손의 작품을 꾸준히 번역해 온 번역가 임호경은 ‘힘들고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인물들 사이에서 어쩌면 결국 가장 똑똑한 사람은 멍청이 요한’이라고 이야기한다. <열린책들·1만8800원>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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