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배운 게 한이었는디 읽고 쓰고 너무 좋제”
2024년 08월 21일(수) 19:30 가가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사회부총리상 해남 한순자·보성 박화자 할머니
전국서 ‘늦깎이 학생’들 1만8937명 참여…전남 9명 수상
수상작 등 150여 작품 10월 나주 평생학습 박람회서 전시
전국서 ‘늦깎이 학생’들 1만8937명 참여…전남 9명 수상
수상작 등 150여 작품 10월 나주 평생학습 박람회서 전시
“아이고 맨날 잊어부러라. 그래도 선생님이 착실허게 가르쳐준께 인자 편지도 쓰고 그러구만요.” (한순자 할머니·84·해남) 할머니. “못배운게 한이 됐당께. 인자 읽을 수 있고 쓸 수 있응께 너무도 좋제.”(박화자 할머니·73·보성)
3년 전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 한 할머니와 박 할머니가 나란히 교육부의 전국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서 최고상인 사회부총리상을 수상했다. 한 할머니는 이장의 소개로 한글을 무료로 가르쳐준다는 말에 여든이 넘은 나이에 한글 정복에 도전했다.
“인자는 손주, 며느리에게 편지 쓰는 재미로 살지라. 엊그제도 편지를 썼어라. 할머니는 요렇게 글을 쓸 수 있어 행복해야, 느그들도 건강하고 행복하라고 했당께요.”
한 할머니는 “자꾸 잊어분디 선생님이 하나씩 하나씩 잘 가르쳐줬지라”라며 수상의 공을 선생님에게 돌렸다.
한 할머니는 이번 시회전에 ‘요로코롬 좋은 시상도 있는갑소’라는 시를 통해 핸드폰으로 문자와 사진을 보내며 세상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표현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며 느끼는 기쁨과 성취감을 담아내며, 80이 넘은 나이에 배움의 기쁨을 해학적으로 전달했다.
박 할머니는 39살에 혼자가 돼 아이들 3명을 억척스럽게 키웠다. 하지만 글을 모른다는 것이 두고두고 한이 돼 배우기 시작했다.
“글을 모르고 살다봉께 불편해서 배우게 됐지라, 간판도 못 보고 나가 미쳐 죽겄드라고. 인자는 써놓고 안 잊아불고, 편지도 쓰고 문자도 조금씩 하다봉께 답답한 것도 없고 글지라.”
박화자 할머니는 칠순을 넘긴 나이에 한글을 배우며 겪는 어려움을 ‘도적놈’으로 비유해 전라도 특유의 사투리로 유쾌하게 풀어냈다.
이번 시화전은 ‘문해, 온 세상이 다가온다’는 주제로 전국에서 1만8937명이 참여했다. 사회부총리상은 전국에서 총 10명이 수상했으며, 이 가운데 전남에서 2명이 선정돼 전국에서 최다 수상 쾌거를 이뤘다. 이 외에도 송금례(76) 어르신 등 전남지역 문해학습자 9명이 늦깎이 학생의 애환을 진솔하게 풀어내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범희승 전남도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은 “배움에 대한 열의와 희망을 갖고 노력한 결과, 값진 성과를 이룬 것에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앞으로도 문해학습자가 더 많은 배움을 이어가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전국 시화전 수상자 이외에도 문해학습자들의 성과를 격려하기 위해 도지사상 10명을 포함해 총 143명에게 상장을 수여한다. 전국 수상작을 포함한 150여 작품은 오는 10월 25~26일 나주 빛가람호수공원에서 열리는 ‘제4회 전라남도 평생학습 박람회’에서 특별 전시될 예정이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인자는 손주, 며느리에게 편지 쓰는 재미로 살지라. 엊그제도 편지를 썼어라. 할머니는 요렇게 글을 쓸 수 있어 행복해야, 느그들도 건강하고 행복하라고 했당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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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자 할머니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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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화자 할머니 |
“글을 모르고 살다봉께 불편해서 배우게 됐지라, 간판도 못 보고 나가 미쳐 죽겄드라고. 인자는 써놓고 안 잊아불고, 편지도 쓰고 문자도 조금씩 하다봉께 답답한 것도 없고 글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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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화자 할머니 작품 |
이번 시화전은 ‘문해, 온 세상이 다가온다’는 주제로 전국에서 1만8937명이 참여했다. 사회부총리상은 전국에서 총 10명이 수상했으며, 이 가운데 전남에서 2명이 선정돼 전국에서 최다 수상 쾌거를 이뤘다. 이 외에도 송금례(76) 어르신 등 전남지역 문해학습자 9명이 늦깎이 학생의 애환을 진솔하게 풀어내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범희승 전남도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은 “배움에 대한 열의와 희망을 갖고 노력한 결과, 값진 성과를 이룬 것에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앞으로도 문해학습자가 더 많은 배움을 이어가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전국 시화전 수상자 이외에도 문해학습자들의 성과를 격려하기 위해 도지사상 10명을 포함해 총 143명에게 상장을 수여한다. 전국 수상작을 포함한 150여 작품은 오는 10월 25~26일 나주 빛가람호수공원에서 열리는 ‘제4회 전라남도 평생학습 박람회’에서 특별 전시될 예정이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