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수록 빠져드는 도시기담 세계사, 가타노 마사루·스가이 노리코 지음, 서수지 옮김
2024년 08월 09일(금) 00:00 가가
‘절규’로 잘 알려진 화가 에드바르 뭉크가 30대 중반에 그렸다는 ‘죽은 어머니와 아이’(노르웨이 오슬로 뭉크미술관 소장)는 침대에 누워 싸늘하게 식은 어머니에게 등을 돌리고 서서 화폭 너머의 무언가를 바라보며 양쪽 귀를 틀어막은 소녀의 모습이 담겨 있다.
놀랍게도 이 그림을 본 사람들은 소녀가 눈을 휘둥그렇게 뜨는 모습을 봤다거나 어머니의 침대에서 침대보가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들었다는 등의 자신이 겪은 괴이한 목격담을 고백했다.
스페인 출신 화가 브루노 아마디오가 그린 ‘우는 소년’은 벽에 걸어두면 반드시 화재를 일으킨다는 저주받은 그림으로 알려져 있다. 물건과 집, 건물을 몽땅 불태우고도 정작 그림 자신은 그을음 하나 없이 멀쩡히 살아남아 끊임없이 화재를 유발하는 위험천만한 그림이다.
저널리스트와 여행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가타노 마사루·스가이 노리코 부부가 쓴 ‘읽을수록 빠져드는 도시기담 세계사’는 이처럼 기묘하고, 흥미롭고, 위험천만한 13편의 유럽 도시기담을 담고 있다. 30여 년간 유럽 33개국을 종횡무진 다니며 무섭고 기묘한 스토리를 취재하고 발굴한 성과물이다.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무서운 노래 ‘글루미 선데이’ 이야기, 공포영화 ‘컨저링’의 모티프가 된 ‘저주받은 인형’ 애나벨 이야기, 650명의 처녀를 피의 제물로 삼은 광기의 백작 부인 에르제베트 이야기 등 연일 폭염이 이어지는 요즘 읽기 딱 좋은,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사람과 나무사이·1만9000원>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스페인 출신 화가 브루노 아마디오가 그린 ‘우는 소년’은 벽에 걸어두면 반드시 화재를 일으킨다는 저주받은 그림으로 알려져 있다. 물건과 집, 건물을 몽땅 불태우고도 정작 그림 자신은 그을음 하나 없이 멀쩡히 살아남아 끊임없이 화재를 유발하는 위험천만한 그림이다.
<사람과 나무사이·1만9000원>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