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호남 경선’ 흥행 대신 과제만 남겼다
2024년 08월 06일(화) 00:00 가가
더불어민주당이 텃밭인 호남에서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경선을 벌였지만 투표율 저조로 흥행에서 실패했다. 같은 날 치러진 광주시당 위원장 선거는 원내와 원외 후보간 진흙탕 싸움속에 원내인 현역 국회의원이 당선됐지만 갈등 봉합이라는 과제를 남겼다. 한마디로 이번 민주당 호남 경선은 흥행에선 실패하고 해결해야 할 수많은 과제만 남긴 대회로 종결됐다.
무엇보다도 지난 3~4일 치러진 전당대회 권리당원 투표율이 광주 25.29%, 전남 23.17%, 전북 20.28%로 2년 전 전당대회보다 많게는 15%포인트나 낮아진 점이 아픈 대목이다. 역대급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것은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처럼 1인 독주체제로 인한 관심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다. 최고위원 경선도 친명 주자간 대결로 김이 빠지면서 권리당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호남 대전’의 흥행 실패는 ‘구대명’(90% 득표율의 이재명) 기조를 이어오던 이재명 후보의 누적 득표율을 80%대로 떨어뜨렸다. 이는 낮은 투표율과 함께 민주당에 보내는 당원들의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사전 협의를 통해 최고위원 호남 주자를 정했던 이전과 달리 예선부터 세 명의 후보가 난립한 것은 호남정치 복원을 원하는 지역민들의 염원과도 거리가 먼 것이란 점도 명심해야 한다.
광주시당 경선은 더 많은 과제를 남겼다. 원내와 원외 후보간 ‘친명 경쟁’ 속에 과열을 넘어 진흙탕 싸움을 벌인 탓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겼다. 흠집 내기와 고발전이 잇따랐고 기초의원들의 줄서기 구태가 재현돼 2년후 지방선거 공천이 과연 공정하게 이뤄질지 벌써부터 우려를 낳고 있다. 선거를 거치면서 두쪽 난 갈등을 봉합해 ‘원팀 복원’을 이루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일 것이다. 그러려면 ‘사천’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도록 지금부터 공정한 지구당 관리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