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공포에 글로벌 증시 폭락…투자자들 비명소리
2024년 08월 05일(월) 20:36
주식·가상자산 등 일제히 큰 폭 하락…코스피 낙폭 역대 최대치 경신
일본·대만 등 아시아 증시도 하락…투자심리 침체 등 장기화 우려도
5일 주식, 비트코인 등의 투자자산 가치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비명소리가 곳곳에서 이어졌다. 다우지수가 1.51%, 나스닥지수가 2.43% 하락하면서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낙폭이 컸다. 코스피는 234.64포인트(8.77%) 하락해 역대 최대 낙폭을 갈아치웠으며, 코스닥 지수도 10%가 넘는 88.05포인트(11.3%)가 떨어졌다.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은 1997조7450억원으로 하루 만에 약 192조원이 증발했다. 시총 2000조원이 깨진 것은 2024년 1월 22일 이후 196일 만이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338조4265억원으로 하루 동안 약 43조원이 날아갔다. 양 시장 시총을 합치면 이날 주가 폭락으로 235조원이 증발한 셈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5282억원, 2696억원 순매도를 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1조6961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세계적인 경기 침체의 우려를 키웠다.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 역시 4451포인트 폭락하며 사상 최대 낙폭을 경신했다. 닛케이지수는 이날 직전 거래일보다 12.4% 하락한 31458에 장을 마감했다. 일본 종합주가지수인 토픽스(TOPIX)도 이날 12.2% 하락했다. 대만 가권지수도 8% 넘게 내렸다.

일본 주식시장이 폭락한 가운데 이날 일본 엔화 가치는 7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하며 아시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 엔화는 오후 한때 미 달러화 대비 상승 폭을 3.3%까지 키우면서 141.7엔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1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로 미국 증시가 급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기재부 확대간부회의에서 “필요시 ‘상황별 대응계획’(contingency plan)에 따라 긴밀히 공조·대응해달라”고 지시했다. 최 부총리는 “미국 경기둔화 우려 부각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만이 아니라 가상자산시장도 얼어붙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비트코인 한 개당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9% 이상 하락한 5만4425달러에 거래됐다. 며칠 새 하락세를 이어 온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6만달러대가 무너지면서 급락하기 시작했다. 코인데스크US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상황, 기술주 등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 침체 등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선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심리적 위축으로 인한 낙폭 과대 현상이라고 진단하고 진정세를 지켜본 뒤 비중확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당분간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진호 NH투자증권 광주금융센터장은 “지난주 금요일 지수가 100포인트 이상 하락한 뒤 불안심리가 팽배해지고 있다”며 “오늘 대폭락 직후 전화가 물밀 듯이 왔으며 대부분 공포감에 휩싸여 당장 내놔야하는지를 문의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다행히 마지막에 반등이 어느정도 이뤄졌는데,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장윤영 기자 zzang@·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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