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광주시당 위원장 경선 ‘과열’ 양상…호남 정치 분열 우려
2024년 07월 29일(월) 18:10
원내·원외 ‘세몰이’에 당심 갈등 심화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에 출마하는 양부남(왼쪽) 국회의원과 강위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대표.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 선거가 과열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호남 정치 분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 전당대회에 대한 국민 관심이 떨어지고 있고, 당의 심장부인 광주에서 ‘내부 총질’이 잇따르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호남 민주당 원팀’도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9일 민주당에 따르면 광주시당 위원장에 출마한 양부남(서구을) 국회의원과 더민주전국혁신회의의 강위원 상임대표 간 갈등의 골은 시간이 갈수록 악화하는 모양새다.

강위원 상임대표는 이날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 8개 지역위원회 사무국장단 회의를 열어서 선거운동을 논의하고 지방선거 공천권을 쥐고 있는 지역위원장이 시·구의원들 앞세워 양부남 후보를 지지토록 만들고 있다”며 “당원 주권 시대에 우리가 바꾸고 싸워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런 낡은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진욱(동남갑) 국회의원을 겨냥해 “광주시당 위원장 선거에 뛰어들려면 지금 당장 맡고 있는 당 대표 직무대행 비서실장 자리도, 동남갑 지역위원장도 내려놓아라”고 직격했다.

앞서 정 의원은 최근 SNS를 통해 “두 달도 안 된 국회의원을 기득권으로 몰아붙이면서 광주를 반쪽 내는 갈라치기로 무엇을 할 수 있나”라며 “본인이 시당위원장 되는 순간 기득권일 텐데 그 나쁜 기득권 왜 하려는지 선동과 프레임짜기로 세상을 속일 수 없다”고 강 상임대표를 직격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양부남 의원 측도 이날 “강제로 사람을 동원하거나 동의 없이 지지 문자를 발송한 사실이 없다”며 “당내 선거를 자꾸 과열로 몰아가고 당원을 거짓 선동으로 분열시키는 행위를 중단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광주시당 위원장 선거 과정에 원내와 원외로 지역 민주당이 분열하고 있는 것은 지난 4·10 총선 공천 과정의 갈등이 채 봉합되지 못한 탓도 크다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총선 낙선자 진영과 22대 국회에 입성한 세력 간 통합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과도한 경쟁이 불붙었다는 것이다.

또 원내와 원외 간 분열이 계속된다면 2년 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균열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조국혁신당이 2026년 지방선거 호남 후보 공천을 공언한 만큼 민주당 내부 갈등이 심해지면 탈당하는 진영의 선택지도 많아지고, 지방선거 본선에서도 민주당 파급력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중앙당 차원에서의 제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중앙당은 최근 국회의원, 시·도당 위원장, 지역위원장에게 공문을 보내 전당대회 당 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반대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하지만 과열되는 시당 위원장 선거에 대한 언급은 없어 갈등에 대한 개입과 적절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광주시당 위원장 선거 이후 ‘원팀’을 이뤄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에서 승리를 견인할 준비를 해야 하는데 현재 당내 갈등만 심화시키고 있다”며 “시당 위원장 선거가 과열된다면 민주당은 전당대회 흥행은 물론이고 지방선거 압승에도 실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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