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 속 문화 오아시스, 숨어있는 공연예술 공간들
2024년 04월 18일(목) 13:20 가가
12일 개관한 ‘벙커111’. 개관 기념 연극 ‘햄릿 유토피아’도
광주서 가장 오래된 소극장 ‘민들레 소극장’, 5·18 소재 공연
국악, 클래식, 디제잉 라이브로 즐기는 ‘카페뮤지엄 CM’
극단청춘 운영 '예술극장 통'...청소년 연극교실 등 활용
광주서 가장 오래된 소극장 ‘민들레 소극장’, 5·18 소재 공연
국악, 클래식, 디제잉 라이브로 즐기는 ‘카페뮤지엄 CM’
극단청춘 운영 '예술극장 통'...청소년 연극교실 등 활용
문화예술의 도시 광주에는 크고 작은 ‘공연예술 공간’들이 숨겨져 있다. 유구한 역사를 지닌 전용관부터 새롭게 단장해 시민들을 만나는 연습실까지, 도시 곳곳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공연장들을 만나 본다.
◇복합문화공간 ‘벙커111
문화예술 복합 공간 ‘벙커111(대표 표정화·벙커)’는 지난 12일 동구 중앙로 149-5 지하 1층에 둥지를 틀고 새롭게 개관했다.
벙커는 2015년 광주에서 단칸 연습실로 출발해 2017년 마루아트컴퍼니의 ‘마루 연습실’로 탈바꿈한 후, 공간 및 시설을 재단장해 선보이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예술의 창의성을 꽃피워 내는 창고(벙커) 같은 플랫폼이 되자’는 의미에서 이같이 명명한 것.
표정화 대표는 “경제적으로 열약한 신진 예술가 및 동호회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저렴하게 운영하는 공간이다”라고 개관 의미를 부연했다.
댄스·보컬 및 연극 리허설을 위한 5·10·20평 연습실이 각 1실 마련돼 있다. 60석 규모의 소극장도 갖춰져 소규모 공연이나 북콘서트, 안무 공연 등에도 적합해 보인다.
개관과 맞물려 벙커 소속 단원들이 펼치는 개관공연 ‘햄릿 유토피아’도 지난 12~14일 벙커111에서 열렸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속 정형적인 ‘햄릿’ 이야기를 각색한 시놉시스로 이목을 끌었다.
표 대표는 “젊은 예술가들이 ‘벙커’를 많이 활용해 예술적 영감을 자유롭게 발산했으면 좋겠다”며 “지역 예술활동의 작은 주춧돌이나마 된다면 벙커는 그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토박이 전용극장 민들레 소극장
MZ세대의 ‘핫플’로 떠오른 동명동 일대를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민들레 소극장’도 보석 같은 공연예술 공간이다. 올해로 창단 41주년을 맞은 토박이의 전용 극장으로, 붉은 간판이 이목을 끈다.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소극장’인 이곳은 1995년 전남대 정문 앞 상가에 처음 문을 열었다. 전남대 연극반을 규합해 1989년 박효선 열사가 창단한 150석 규모의 소극장으로 출발, 경영난으로 잠시 문을 닫았다가 지역민들의 후원을 통해 광주 동구(궁동 예술의거리로) 극장을 옮겨 재개관한 이력이 있다. 이후 현 위치인 동명동(200-12)에 옮겨 터를 잡은 것.
민들레 소극장은 주로 5·18민주화운동이나 지역 문제를 초점화한 작품들을 상연한다. 지난해에는 고(古) 이정연 열사의 일화를 최초로 극화해 5·18의 비극사를 전하는 연극 ‘금희의 오월’을 선보인 바 있다.
공간 구성은 3층은 로비, 4층은 소극장으로 이뤄져 있다. 직접 가보면 5~6명이 함께 앉는 긴 의자가 계단식으로 배열되어 있는데 마당극이나 판굿의 세트장을 연상케 하는 오픈형 세트는 개방감이 있다. 무대와 객석의 거리는 불과 ‘한 뼘’. 배우들의 표정과 호흡을 적나라하게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몰입갑을 자아낸다.
◇다양한 예술 펼쳐지는 카페뮤지엄 CM
전시와 공연이 모두 있는 복합문화공간 ‘카페뮤지엄 CM’(동구 문화전당로 29-1 수앤수센터 1층·CM)도 떠오르는 광주 문화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CM은 ‘목요 국악 라이브’라는 주제로 한 달에 2회씩 전통 공연을 선보이는 한편, 클래식과 디제잉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관객들을 만나는 공간이다.
사군 CM 음악감독은 “지난달에는 국악콘텐츠제작소 나랩이 국악라이브 첫 무대를 장식했으며, 소리꾼 소지원과 고수 소지원 등이 무대에 섰다”며 “ CM 내부 계단으로 올라가면 ‘오월 미술관’이라는 공간에서 테마 전시도 만날 수 있다”라고 공간을 소개했다.
CM에서는 월요일마다 현대 팝음악에 대한 강의와 디제잉, 화요일(격주)마다 클래식 공연을 펼치고 있다. 매주 금요일마다 돌아오는 ‘FRIDAY LIVE’를 비롯해 토요일마다 격주로 진행하는 ‘DJ 라이브 무대’도 이목을 끈다.
◇소통공간 지향 ‘예술극장 통’
끝으로 광주 시민이라면 충장로 거리를 지나가며 한 번쯤 스쳐 지나갔을 듯한 ‘예술극장 통’(동구 중앙로 149-2)도 주목할 만한 극예술 거점이다.
극단 ‘청춘’이 운영하는 통은 100석 규모로 2011년 2월한 소극장이며 국악, 무용, 미술 등 다양한 예술공연은 물론 일반인과 청소년을 위한 연극 교실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극장명 ‘통’은 서로 소통하는 공간을 목표로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공간을 운영하는 극단 청춘은 1989년 2월 극단 ‘청춘 메시지’라는 이름으로 창단했으며 그동안 ‘버스를 기다리며’, ‘사랑을 주세요’, ‘국악뮤지컬 굿문’ 등을 선보여 왔다. 2019년에는 ‘사랑하고 있나요?’로 제12회 대한민국연극대상 베스트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조붓한 의자가 4단으로 늘어선 객석 앞으로는 이목을 집중시키는 검은 단상이 놓여 있다. 다소 고풍스러운 입구와는 달리, 로비와 복도 등은 작은 미술관 느낌을 준다. 원형이나 반원형으로 보이는 ‘프로시니엄 무대’ 구성이 아님에도, 이목을 집중시키는 무언가가 있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극장 내부도 특유의 ‘감성’이 깃들어 있다.
/글·사진=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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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예술을 짓는 공간 ‘BUNKER111’, 사진은 로비 전경. |
벙커는 2015년 광주에서 단칸 연습실로 출발해 2017년 마루아트컴퍼니의 ‘마루 연습실’로 탈바꿈한 후, 공간 및 시설을 재단장해 선보이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예술의 창의성을 꽃피워 내는 창고(벙커) 같은 플랫폼이 되자’는 의미에서 이같이 명명한 것.
표정화 대표는 “경제적으로 열약한 신진 예술가 및 동호회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저렴하게 운영하는 공간이다”라고 개관 의미를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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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KER111’ 메인 공연장(소극장) |
개관과 맞물려 벙커 소속 단원들이 펼치는 개관공연 ‘햄릿 유토피아’도 지난 12~14일 벙커111에서 열렸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속 정형적인 ‘햄릿’ 이야기를 각색한 시놉시스로 이목을 끌었다.
◇토박이 전용극장 민들레 소극장
MZ세대의 ‘핫플’로 떠오른 동명동 일대를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민들레 소극장’도 보석 같은 공연예술 공간이다. 올해로 창단 41주년을 맞은 토박이의 전용 극장으로, 붉은 간판이 이목을 끈다.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소극장’인 이곳은 1995년 전남대 정문 앞 상가에 처음 문을 열었다. 전남대 연극반을 규합해 1989년 박효선 열사가 창단한 150석 규모의 소극장으로 출발, 경영난으로 잠시 문을 닫았다가 지역민들의 후원을 통해 광주 동구(궁동 예술의거리로) 극장을 옮겨 재개관한 이력이 있다. 이후 현 위치인 동명동(200-12)에 옮겨 터를 잡은 것.
민들레 소극장은 주로 5·18민주화운동이나 지역 문제를 초점화한 작품들을 상연한다. 지난해에는 고(古) 이정연 열사의 일화를 최초로 극화해 5·18의 비극사를 전하는 연극 ‘금희의 오월’을 선보인 바 있다.
공간 구성은 3층은 로비, 4층은 소극장으로 이뤄져 있다. 직접 가보면 5~6명이 함께 앉는 긴 의자가 계단식으로 배열되어 있는데 마당극이나 판굿의 세트장을 연상케 하는 오픈형 세트는 개방감이 있다. 무대와 객석의 거리는 불과 ‘한 뼘’. 배우들의 표정과 호흡을 적나라하게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몰입갑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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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뮤지엄 CM’ |
전시와 공연이 모두 있는 복합문화공간 ‘카페뮤지엄 CM’(동구 문화전당로 29-1 수앤수센터 1층·CM)도 떠오르는 광주 문화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CM은 ‘목요 국악 라이브’라는 주제로 한 달에 2회씩 전통 공연을 선보이는 한편, 클래식과 디제잉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관객들을 만나는 공간이다.
사군 CM 음악감독은 “지난달에는 국악콘텐츠제작소 나랩이 국악라이브 첫 무대를 장식했으며, 소리꾼 소지원과 고수 소지원 등이 무대에 섰다”며 “ CM 내부 계단으로 올라가면 ‘오월 미술관’이라는 공간에서 테마 전시도 만날 수 있다”라고 공간을 소개했다.
CM에서는 월요일마다 현대 팝음악에 대한 강의와 디제잉, 화요일(격주)마다 클래식 공연을 펼치고 있다. 매주 금요일마다 돌아오는 ‘FRIDAY LIVE’를 비롯해 토요일마다 격주로 진행하는 ‘DJ 라이브 무대’도 이목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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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석 규모의 객석을 갖춘 ‘예술극장 통’. |
끝으로 광주 시민이라면 충장로 거리를 지나가며 한 번쯤 스쳐 지나갔을 듯한 ‘예술극장 통’(동구 중앙로 149-2)도 주목할 만한 극예술 거점이다.
극단 ‘청춘’이 운영하는 통은 100석 규모로 2011년 2월한 소극장이며 국악, 무용, 미술 등 다양한 예술공연은 물론 일반인과 청소년을 위한 연극 교실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극장명 ‘통’은 서로 소통하는 공간을 목표로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공간을 운영하는 극단 청춘은 1989년 2월 극단 ‘청춘 메시지’라는 이름으로 창단했으며 그동안 ‘버스를 기다리며’, ‘사랑을 주세요’, ‘국악뮤지컬 굿문’ 등을 선보여 왔다. 2019년에는 ‘사랑하고 있나요?’로 제12회 대한민국연극대상 베스트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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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통’ 로비 |
/글·사진=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