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자 구제 기회 폭 넓혀야
2024년 02월 26일(월) 00:00
국토교통부는 최근 전세사기피해 지원위원회 전체 회의를 열고 전국 지자체로부터 접수받은 전세사기 피해신청 720건을 심의했다. 심의결과 총 556건을 전세사기 피해자로 결정했는데 이 가운데 광주·전남은 351건(광주 153건, 전남 198건)을 차지했다. 이는 전체의 63.1%에 달한다. 피해 유형은 다세대 주택(33.9%)과 오피스텔(16.9%)이 가장 많고, 피해자는 20대(25.5%)와 30대(47.9%)가 대다수다.

광주 광산구 다가구주택에 세 들었던 30대 임차인 A씨는 집주인에게 1억2100만원의 보증금을 떼였지만 2년여가 지나도록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우선 전세사기 피의자가 보증금을 갚을 능력이 없고, 임차인 또한 집주인의 말에 속아 임차권 등기를 말소한 탓이다. 이로 인해 임차인은 막대한 재산피해를 입고도 국가와 지자체에 전세사기 피해 구제 신청을 할 수 조차 없게 됐다.

국토부는 대항력(임차인이 제3자에게 자신의 임대차관계를 주장할 수 있는 권리)이나 임차권 등기를 갖출 것 등 구체적인 전세사기 피해신청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피해 구제 규정이 허술해 구제받기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A씨의 경우처럼 임대인에게 속아 대항력을 상실하는 것과 같은 경우에 구제대상이 될 수 없는 제도적 맹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계약기간이 남아 피해를 입증하지 못할 때도 마찬가지다.

전세사기 피해를 입은 임차인들은 까다로운 구제책 벽에 막혀 또다시 눈물을 흘려야 한다. 이들은 어렵사리 돈을 모아 ‘지상의 방 한 칸’을 마련했지만 전세사기를 당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게 됐다. 전세사기 피해 구제책에 대한 제도적인 보완이 시급하다. 정부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보다 쉽게 구제받을 수 있도록 기회의 폭을 넓혀주는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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