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2023시즌을 보냈던 광주FC 선수단이 또 다른 ‘기적’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광주의 담금질 무대는 태국 치앙마이. 지난 3일 치앙마이로 떠났던 선수들은 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좋은 환경 속에서 서서히 몸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훈련 전 ‘루틴’은 바로 한데 모여 의지를 다지는 것. 대표 선수가 “우리는”을 외치면 이정효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은 “하나”를 외치면서 훈련을 시작합니다.
지난 시즌 이뤘던 3위보다 더 높은 곳을 보고 있는 선수들.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입니다. 올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라는 위대한 도전도 기다리고 있는 만큼 ‘체력’이 올 시즌 우선 숙제가 됐습니다. 그래서 광주는 29일까지 치앙마이에서 진행되는 1차 동계 훈련은 ‘양보다 질’을 목표로 천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력 재정비도 이뤄졌습니다 외국인 선수들의 변화가 가장 눈에 띕니다. 이정효 감독이 올 시즌 ‘키포인트’로 꼽은 지점도 바로 외국인 선수입니다. 새로 팀에 합류한 빅톨(왼쪽)의 훈련 모습입니다.
그 옆에 또 다른 새 얼굴 안혁주도 눈에 보입니다. 고려대에서 1년을 보낸 유스 출신 안혁주가 콜업을 받고 프로 데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2년 차가 된 정지훈 그리고 광주 대세 ‘98라인’ 이건희도 열심히 2024시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안혁주와 함께 나란히 콜업된 문민서(왼쪽에서 두 번째)도 2024시즌 새 얼굴입니다. 금호고 시절 주장으로 활약하면서 안혁주와 백운기·대한축구협회장배 ‘2관왕’을 합작한 그는 광주 U-12부터 U-15, U-18까지 모든 유스팀을 거쳐 프로에 진출한 ‘광주 1호’ 선수이기도 합니다.
1주일에 하루 정도를 제회하고 오전 훈련 없이 오후에 실외에서 훈련이 이뤄집니다. 쉬는 시간은 ‘대화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선수들은 삼삼오오 모여 전술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오후 훈련에 앞서서는 미팅이 진행됩니다. 영상을 통해 입체적으로 이정효 감독의 전술을 배우고 이해하는 시간. ‘생각하는 축구’를 지향하는 광주, 그래도 달리기는 축구의 기본입니다. 가장 고요하면서도 가장 많은 한숨 소리가 나오는 강도 높은 훈련‘셔틀런’ 시간입니다. 달리고 또 달리고, 빨리 달리기도 해야 합니다.
선수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영상을 적극 활용하는 코칭스태프, 선수들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훈련 방안에도 고심하고 있습니다. 미리미리 훈련 세팅을 하고, 선수들이 빠르게 움직이면서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광주 동계훈련의 한 장면입니다. 레크리에이션 시간도 훈련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안, 레크리에이션 훈련에 앞서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습니다.
다양한 레크리에이션 훈련을 통해서 고된 훈련에 잠시 여유를 주고, 선수들의 순발력도 키우게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만들고 있습니다. 4조로 나눠서 다른 훈련이 진행됐는데, 이곳에서는 장애물을 넘고 코치가 외치는 색의 링에 발을 넣은 뒤, 다시 장애물을 넘고 슈팅을 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물론 먼저 골을 성공시키는 선수가 승자가 됩니다.
마철준 코치의 다리가 녹색 링 안에 있는 게 보이시나요? 선수들은 드리블을 해 장애물을 통과한 뒤 코치가 밟고 있는 링 색에 맞춰, 녹색 골대에 슈팅을 날려야 합니다. 골망이 흔들려야 이기는 경기. 마음 급한 선수들은 엉뚱한 골대에 골을 넣어 사람들을 웃기기도 합니다.
경기장 한 쪽에서는 골키퍼조들의 시즌 준비가 한창입니다. 김경민은 후배들의 좋은 플레이가 나오면 박수를 보내고, 감탄사를 쏟아내면서 ‘맏형’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김경민, 이준, 노희동, 김태준 그리고 신정환 골키퍼 코치는 지난시즌 ‘최소실점’ 공동 1위에도 “아직은 부족하다”며 철벽 수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열심히 뛰고, 차고, 막고. 그렇게 쉴 틈 없이 움직이다 보면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치망마이에 밤이 찾아옵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좋은 날씨와 마음껏 뛸 수 있는 그라운드가 있는 이곳에서 선수들은 ‘우승’을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면서 기대감 속에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천천히 길게 보고 긴 플랜으로 가겠다”면서 호흡을 고르고 있는 이정효 감독. ‘압박’을 키워드로 지난 시즌 광주만의 전술로 돌풍을 일으켰던 그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광주 축구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신감 넘치는 감독과 “이번에는 감독님에게 상을 안겨주겠다”고 이를 악문 선수들. 광주가 만들어낼 또 다른 이야기가 벌써 궁금합니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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