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꽃 국화 - 김대성 제2사회부장
2023년 10월 18일(수) 00:00
전 지구적인 기후 위기로 한반도의 가을이 점차 짧아지면서 그 오롯한 감정을 느낄 기간이 다소 줄었지만, 가을은 감성의 계절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 감성을 자극하는 계절 가을을 대표하는 꽃은 단연 국화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매년 가을이 오면 노란 국화꽃 화분 하나를 집에 들여 부족해져만 가는 감성을 채워보고 싶은 욕망을 느끼곤 한다.

지천에 있는 국화가 감성의 계절 가을을 대표하는 꽃이 된 것은 그 우아한 자태와 지긋한 향기 때문일 것이다. 국화의 자태와 향도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뭐니뭐니해도 다양한 색깔에서 오는 은근한 영향력이 ‘감성 충만’의 제일 큰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식물계서 가장 진화한 ‘신이 만든 마지막 꽃’이라고 불리는 국화는 크게 관상용으로 재배하는 국화와 산과 들에서 자생하는 들국화(구절초, 개미취, 쑥부쟁이 등 산야에 피는 야생국화)로 나뉜다. 월동이 가능한 여러해살이 화초로 뿌리만 멀쩡하다면 화분이나 노지에서 키워 이듬해도 꽃을 볼 수 있고 키우기도 수월해 우리에게 친근한 식물이다.

크기와 색깔도 다양한데 관상용은 꽃송이의 크기에 따라 아주 큰 것은 ‘대국’이라 하고 중간 것은 ‘중국’, 작은 꽃송이 국화는 ‘소국’이라고 부른다. 꽃 색깔은 보통 노란색과 흰색이지만 빨간색과 보라색 등 다양하다.

신기한 것은 국화가 상징하는 꽃말이다. 보통 평화와 지혜, 절개로 알려졌지만 색깔과 품종에 따라 각기 다르다. 노란색 국화는 실망과 짝사랑을 의미하며 빨간색 국화는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를 상징한다. 장례식에서 주로 볼 수 있는 흰색 국화의 꽃말은 성실과 진실, 감사를 뜻하고 보라색 국화는 ‘내 모든 것을 그대에게’라는 의미라고 한다.

가을이 왔지만 깜박하면 가을 감성을 느낄 수도 없는 ‘감정 없음’의 아주 삭막한 시대가 돼버렸다. 흔한 꽃 국화에 감성을 채워야 하는 슬픈 현실이 아쉽기만 하다. 지역 곳곳에서 가을꽃 축제가 화려하게 열리고 있다. 이번 주말 가족과 꽃 구경을 하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빨간색 국화를 선물해 보면 어떨까.

/big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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